덩샤오핑이 연 시장경제, 시진핑은 왜 다시 닫으려 할까? |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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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자산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중국 국유기업의 현실
국유기업 강화와 민간기업 위축으로 심화되는 국진민퇴
자금·공급망·토지까지 확대되는 중국 공산당의 경제 통제
개혁개방에서 계획경제로 되돌아간다는 시진핑 경제정책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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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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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에 대한 9가지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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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요약
AI 생성중국 국유기업의 자산 규모는 역대 최대치로 성장했으나, 수익성과 효율성은 오히려 하락하는 '외화내빈'의 상태에 빠졌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정치적 통제를 위해 국유기업을 강화하고 민간기업을 억제하는 '국진민퇴' 정책을 추진하며, 시장경제에서 중앙집중식 계획경제 체제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국유기업의 자산이
우리 돈 2경 원에 가까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습니다
그런데 지방까지 포함한 국유기업 전체의 성적표를 보면
지난해 이익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국유기업 강화를 강조하고
민간기업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중국 경제가 다시 계획경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40여 년 전 덩샤오핑이 열었던 시장경제의 문을
시진핑은 지금 다시 닫으려는 걸까요?
이른바 중앙기업의 총자산은 지난 8월 말 기준
99조 3천억 위안
지난해 말 95조 위안을 넘어섰는데
불과 8개월 만에 또 몸집을 크게 불린 겁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벌어들인 이익은
1조 8천억 위안 연구개발에 쏟은 돈도
6천억 위안 가까이 됩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연구개발에 1조 1천억 위안
미래 먹거리로 꼽는 전략적 신흥산업에
2조 5천억 위안을 투자했습니다
이 숫자만 보면 중국 국유기업은
거침없이 커 가는 거인처럼 보이는데요
막대한 자산과 투자 능력을 갖추고
기술연구개발과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그런데 지방 국유기업까지 합친 전체 성적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해 중국 국유기업 전체의 매출은 0.5% 늘었지만
이익은 오히려 6.3% 줄었습니다
부채비율은 65.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더 높아졌고요
국가가 대주주인 공업기업만 따로 봐도
이익이 1년 전보다 3.9% 줄었습니다
자산 규모는 커지는데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죠
몸집은 계속 불어나는데
정작 돈을 버는 힘은 약해지고 있는 겁니다
살은 찌는데 근육은 빠지는 몸과 비슷하죠
그렇다면 덩치는 커지는데 왜 돈은 못 버는 걸까요?
평론가 리팅첸은 에포크타임스 기고문에서
국유기업의 효율을 갉아먹는
'세 가지 현상'을 지적합니다
첫 번째는 관청화입니다
기업이 관공서처럼 변한다는 뜻인데요
부서는 계속 늘고 한 부서에서 끝낼 일도
여러 부서의 결재를 거쳐야 합니다
현장에서 바로 고칠 수 있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의를 열고 윗선에 차례로 보고한 뒤에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각종 지도소조와 전담반 조정 기구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관리비용도 덩달아 불어납니다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본래 역할입니다
관리부서는 사업이 잘 굴러가도록 돕는 조연인데
어느새 조연이 주연 자리를 차지한 겁니다
두 번째는 행정화입니다
국유기업은 안전과 감사 규정 준수
국유자산 지키기 같은 책임을 집니다
문제는 위에서 내려온 감독 요구가
단계마다 아래로 떠넘겨지면서 모든 일에 승인이 필요하고
모든 업무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 구조가 됐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잘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지지 않는 데만 신경을 씁니다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고
현장 직원은 해결 방법을 알아도 상부 지시만 기다립니다
기업 경영은 속도와 판단이 중요한데
절차와 책임을 중시하며 결재 도장을 기다리는 사이
시장의 기회를 놓칠 수 있죠
세 번째는 소모적인 내부 경쟁입니다
본사가 평가 기준을 정하면
아래 조직이 기준을 더 높이고
보고서와 점검 회의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현장 직원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회의에 불려 가고
보고 자료를 만드느라
정작 본업에 쓸 시간을 빼앗긴다고 말합니다
공사 현장에 있어야 할 사람이 책상에 앉아 있고
제품을 연구해야 할 기술자가 서류를 붙잡고 있는 거죠
모두가 바쁘지만 비용이 줄었는지 기술이 늘었는지
고객이 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알면서도
중국 공산당은 왜 국유기업을 키울까요?
리팅첸은 공산당에
국유기업은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에너지와 통신 금융 교통 방위산업처럼
나라의 핵심 자원을 쥐고
당의 정책을 실행하는 도구라는 것이죠
그래서 경영 목표와 정치적 과제가 부딪히면
언제나 정치가 먼저입니다
축구 감독이 골을 잘 넣는 선수보다
자기 말을 잘 듣는 선수를 먼저 뛰게 하는 것과 같죠
국유기업이 지닌 3가지 문제가
부서 몇 개를 없앤다고 해서 풀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평가 방식과 간부 관리 책임 구조가 그대로라면
오늘 조직을 줄여도 내일 다른 이름으로
다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민간기업은 어떨까요?
2018년 시진핑 주석은 민간경제의 역할을
‘5·6·7·8·9’라는 숫자로 정리했습니다
세금의 50% 국내총생산의 60% 기술혁신의 70%
도시 일자리의 80% 기업 수의 90% 이상을
민간 경제가 맡고 있다는 겁니다
민간기업은 국유기업과 처지가 다릅니다
고객을 붙잡고 비용을 줄이며 경쟁자와 싸워야 하고
적자가 길어지면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남은
민간기업의 존재감은 지금도 큽니다
지난해 중국 전체 수출입의
57.3%를 민간기업이 담당했습니다
공업기업만 따로 봐도
민간기업의 매출은 약 50조 5천억 위안으로
국유기업의 37조 4천억 위안을 크게 앞섰습니다
이익 역시 민간이 2조 2,800억 위안으로
2조 600억 위안에 그친 국유기업보다 많았습니다
부동산 위기가 아니었다면
그 격차는 더 벌어졌을 거라는 분석인데요
한마디로 민간기업은 국유기업을 보완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중국 무역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중국공산당은 더 잘하는 민간기업 대신
국유기업을 더 강하고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 걸까요?
민간기업이 커질수록
당이 쥘 수 없는 영역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유기업을 키우는 과정은
곧 민간기업을 누르는 과정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국유기업은 앞으로 나아가고
민간기업은 뒤로 밀려나는 현상 이른바 '국진민퇴'입니다
문제는 일자리의 80%를 책임지는 쪽이
바로 민간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민간기업이 움츠러들면 그 충격은 고스란히
평범한 중국인들의 일자리와
지갑으로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리팅첸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중국의 시장경제가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될 거라고 경고합니다
그런데 이 통제는 기업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최근 1년 남짓 쏟아진 법과 규정을 보면
돈과 땅 조직까지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서서히 중앙집중식 계획경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인데요
계획경제란 무엇을 얼마나 만들고 돈을 어디에 쓰고
누가 무엇을 가질지를 시장이 아니라
국가가 정하는 체제입니다
그 징후들을 보면요
먼저 돈이 나가는 문에 검문소가 생겼습니다
지난 7월 시행된 해외투자 규정은
중국 기업과 개인이 해외로 돈을 옮기는
거의 모든 거래를 국가 심사 대상으로 만들었습니다
기준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거래인데 범위가 넓어
사실상 무엇이든 해당될 수 있습니다
투자뿐 아니라 매각과 철수 지분 변경까지
거래가 어느 나라에서 이뤄지든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공급망에도 국가가 직접 손을 댑니다
지난 3월과 4월 잇따라
시행된 두 건의 국무원령에 따라
국가는 '핵심 부문 목록'을 정하고
해당 산업에 생산능력을 비축하라고 지시하거나
공급 결정에 개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국가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외국 법을 따른 기업은
정부 계약이나 수출 기회를 빼앗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기업이 미국의 수출통제를 지키려고
거래처를 끊으면 그 행동 하나로
중국에서 네 가지 처벌 절차에
한꺼번에 걸릴 수 있습니다
공급망 조사 외국관할권 협조 처벌 반외국제재법에 따른
제재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 지정입니다
미국 법을 따르자니 중국에서 처벌 받고
중국법을 따르자니 해외 시장을 잃는
앞뒤로 막힌 처지가 된 거죠
이런 규정들은 유예기간도 없이 곧바로 시행돼
민간기업과 외국인투자기업은
준비할 시간조차 얻지 못했는데요
기업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한
개정 사이버보안법도 올해부터 본격 시행됐습니다
땅도 다시 '집단'으로 묶이고 있습니다
새 법들은 농촌의 산림과 초지 생산시설과
자금을 집단 관리 체계 아래 두고
그 체계를 아직 없던 마을까지 넓혔습니다
도시 주민의 농촌 땅 매입은 여전히 막혀 있고요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 발표한 농촌 정책 지침에서
토지 집단소유의 뿌리를 1949년 정권 수립 때로
직접 연결하며
'새로운 형태의 집단경제'를 키우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새로운 법 없이도
상시 작동하는 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2017년부터 적용된 공산당 당헌 제32조에 따라
당원이 3명 이상인 조직은 민간기업이든 외국계 기업이든
당 조직을 둬야 합니다
이 당 조직은 주주에게 보고하는 게 아니라
공산당에 보고합니다
간판은 민간기업인데 회사 안에 보이지 않는 감독관이
앉아 있는 셈입니다
이런 당 조직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기업 등기부나 소유자 신고 자료에도 나타나지 않아서
당이 민간기업을 얼마나 쥐고 있는지
밖에서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창당 105주년 행사에서
공산당이 '공산주의라는 숭고한 이상'을
품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당의 정당성을
제국주의와 봉건주의 관료자본주의라는
'세 개의 큰 산'을 무너뜨린 데서 찾았습니다
2021년부터 앞세운 '공동부유'라는 구호도
사실 1953년 인민일보에 처음 등장한 말인데요
당시 공동부유는 땅과 농기구 가축을 함께 소유하는
마오쩌둥 시대의 집단화와 짝을 이루는 개념이었습니다
중국 경제 정책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여기서 덩샤오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오쩌둥 시대의 계획경제는 대약진운동의 대기근과
극심한 가난을 남겼습니다
다 같이 일하고 다 같이 나누자고 했지만
열심히 일해도 내 몫이 늘지 않으니
아무도 열심히 일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 실패를 딛고 덩샤오핑은 1978년 개혁개방으로
시장과 민간에 문을 열었는데요
농민은 농사지은 만큼 더 가질 수 있게 됐고
개인이 장사를 하고 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처럼
이념보다 성과를 앞세웠습니다
그렇게 풀려난 민간의 힘이
지난 40여 년 중국 성장의 엔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진핑 체제는 쥐를 잘 잡는지보다
고양이의 색깔부터 따지고 있습니다
쥐를 잘 잡는 고양이라도 당의 색깔이 아니면 밀어내고
쥐를 못 잡아도 당의 색깔이면 밥을 더 주는 셈입니다
덩치만 커진 국유기업은 효율과 혁신을 갉아먹고
성장의 엔진인 민간기업은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숫자가 아무리 커도 효율과 혁신이 없다면
결국 자원을 쏟아붓고 태워 버리는 데 그칠 뿐입니다
밑 빠진 독이 아무리 커도 물을 붓는 만큼
새어 나가는 것과 같죠
그 대가는 경기 둔화와 일자리 감소로
고스란히 돌아올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모든게 시진핑 집권 아래서 나온 정책의 실책이든
모든 것을 손에 쥐려는 권력의 욕망이든
결과는 같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경제가 이미 실패가 검증된 계획경제의 길로
되감기 버튼을 누르고 있다는 거죠
당장은 국유기업의 덩치가 커지고 통제가 단단해지니
겉으로는 경제가 더 안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독이 든 물로 갈증을 푸는 것과 같습니다
목은 잠시 시원해지지만 그사이 몸 안에서는
경제의 활력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다는 거죠
사상 최대 자산이라는 숫자 뒤에서
중국 경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