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은 왜 K팝과 한국 드라마를 경계할까? |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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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확산된 한류를 중국공산당이 정치적 위협으로 보는 이유
사드 보복을 넘어 문화와 외교 압박 수단으로 이어진 한한령
문화대혁명의 전통 파괴와 대비되는 한국 문화의 발전과 영향력
동북공정과 한국 전통문화 편입 논란으로 이어지는 중국의 견제
한한령 완화 이후 중국 시장 진출과 창작의 자유 사이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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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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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초한전: 새로운 전쟁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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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에 대한 비방성 댓글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AI 생성·오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경계할까요?
단순히 외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해서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사드 배치를 계기로 한국 연예인의 활동과
한국 콘텐츠의 유통을 사실상 제한해 왔는데요
그런데도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인기는
계속되고 있죠
오늘은 중국공산당이 한류의 무엇을 경계하는지
그리고 한국 문화가 중국의 역사·정치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BTS와 블랙핑크를 비롯한 케이팝 가수들은
세계 곳곳의 대형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과 ‘사랑의 불시착’ 같은 한국 드라마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죠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주제곡 ‘골든’까지 흥행하면서
한류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판매된 케이팝 실물 앨범은
5천만 장에 육박합니다
세계적인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BTS의 음악은
누적 수백억 회 재생됐습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회원의 80%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밝힌 바 있죠
하지만 이런 한국 문화의 확산을
모두가 반기는 건 아닙니다
에포크타임스 뉴욕 소속 탐사보도
선임기자 조슈아 필립은 중국공산당이
한류를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체제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는
정치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 배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은
2015년 말 발생했습니다
바로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 사건입니다
2015년 당시 16세였던 쯔위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른 멤버들과 함께
자신의 출신 지역을 나타내는 대만 국기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들은
쯔위를 대만 분리주의자라고 비난했습니다
쯔위와 트와이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중국 기업과의 광고 계약과
현지 방송 출연도 무산됐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쯔위는 검은 옷을 입고
촬영한 사과 영상에서 “중국은 하나뿐이며
양안은 하나”라고 말해야 했습니다
중국의 한국 문화 규제는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더욱 강해졌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자국의 안보가 위협받는다며 반발했습니다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 케이팝 공연 등을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이 본격화됐는데요
중국 당국은 한한령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 연예인의 중국 방송과 광고 출연이 취소됐고
한국 콘텐츠 수입과 대규모 케이팝 공연도
사실상 막혔습니다
2025년 국제학술지 ‘미디어 문화와
사회’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6년 7880만 달러에서
2018년 약 75만 달러로 99%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한령은 사드에 대한 보복 조치로 설명됩니다
하지만 규제가 10년 가까이 이어진 데는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경계하는
중국 당국의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과 함께
규제 완화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해제는 제한적이고
점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공산당이 외국 문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문화대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마오쩌둥은 1966년 문화대혁명을 시작했습니다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는
낡은 사상과 문화 풍속과 습관을 뜻하는
이른바 ‘사구’를 파괴하는 것이었습니다
홍위병들은 서적을 불태우고 사찰과 고대 회화 조각과
건축물을 파괴했습니다
유교적 가치와 전통 예절도 공격받았습니다
교사와 지식인 종교인뿐 아니라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지킨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공개 비판과 폭력의 대상이 됐습니다
문화대혁명은 단순히 옛 문화유산을
파괴한 운동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필립 기자는 “중국의 전통과 그에 관한 기억을 지우고
그 자리를 마오주의와 공산당 이념으로 채우려
한 정치운동이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에 앞서 대약진운동과 인민공사 토지개혁과
반혁명 분자 숙청도 진행됐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된
《공산주의 흑서》는 중국공산당 통치 아래
벌어진 기근과 정치운동 탄압으로 숨진 사람이
약 6천500만 명에 이른다고 추산했습니다
이 수치는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는데요
다만 대규모 정치운동과 기근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널리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티베트인과 위구르인 파룬궁 수련자
가정교회 기독교인과 내몽골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인권 탄압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올해 7월에는 중국의
‘민족단결진보촉진법’도 시행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민족 화합을 위한 법이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법이 티베트와 신장 내몽골 등 소수민족의 언어와
종교 문화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법에 담긴 ‘민족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는 표현이
광범위하고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법에는 해외 단체와 개인의 행위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역사와 한국 문화는 어떻게 연결될까요?
한국은 중국공산당식 문화대혁명을 겪지 않았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는 동안에도
가족관과 사회 규범 전통문화와
종교가 상당 부분 이어졌죠
한국은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왔지만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과
공유하는 유교적 문화유산도 갖고 있습니다
동시에 한국은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경제·문화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전통과 종교를 모두 파괴하지 않고도
현대화와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겁니다
이는 “공산당 없이는 새로운 중국도 없다”라는
중국공산당의 서사와 충돌한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과 대만 일본의 발전은
공산주의 체제를 거치지 않고도
산업화와 현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뒤
중국에는 홍콩과 대만을 비롯한
외부의 대중문화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한국 드라마와 음악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와 ‘대장금’ 같은 드라마는
중국 관영매체를 통해 방영되며 한류 열풍을 일으켰죠
초기에는 중국 당국도
한류를 할리우드 문화의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콘텐츠의 인기가
중국 자체 제작물을 압도하기 시작하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2006년 중국 국가광전총국은 콘텐츠 다양화를 명분으로
한국 드라마의 방송 시간을 제한하기 시작했고요
2011년에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비판하며
방송 승인을 제한했습니다
현대인이 과거 왕조로 돌아가는 이런 작품들은
전통문화를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런 내용이 중국공산당이 만들어온 역사관과
충돌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입니다
2012년에는 방송 규제가 더욱 확대됐습니다
당시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사 NPR에 따르면
중국 황금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은
126개에서 38개로 줄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이 이를 두고
“예능의 종말”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당시 후진타오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중국을 서구화하고
분열시키려 한다며 사상과 문화 영역이
장기적인 침투의 핵심 분야라고 주장했습니다
대중문화도 체제 안보의 관점에서
관리한다는 인식이 드러난 대목입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견제는 역사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중국은 2002년 중국사회과학원을 중심으로
이른바 ‘동북공정’을 추진했습니다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 지방정권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한국 학계에서는 이런 역사 서술이
북한 지역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습니다
2020년에는 김치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까지 벌어졌는데요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수록
중국이 한국의 전통문화까지 자국 문화의 일부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필립 기자는 결국 중국공산당이 두 가지 측면에서
한류를 경계한다고 봤습니다
하나는 중국이 파괴했던 전통적 가치가
한국 문화 속에서 살아남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자유로운 문화가 중국공산당의 검열과
역사 서사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드 이후의 한한령도 단순한 문화 규제를 넘어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바꾸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분석입니다
2017년 한국 정부는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중국과 체결한 공식 합의는 아닙니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자국에 더 가까워지기를 원했고
문화와 무역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것이죠
한한령이 완화된다면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는
거대한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 당국의 검열 기준에 맞춰
가사와 대사 출연자의 발언과 국적 표기까지
스스로 조정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 있습니다
대만과 홍콩 티베트와 신장 종교와 인권 문제를 피하고
중국공산당의 역사관에 어긋나는 내용을 삭제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결국 한한령 해제 문제는
케이팝 공연과 한국 드라마의 수출을 재개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릴 경우 한국 문화가 중국의 검열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인 영향력을 얻은 힘은
자유로운 창작과 개방성에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얻기 위해 그 기반을 훼손한다면
단기적인 수익보다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