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헬기 전력을 자랑한 중국군은 왜 재난 현장에서 발이 묶였나? | 이윤정의 이슈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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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네팔 대홍수에서 엇갈린 군 구조 대응
헬기 1500대 중국군은 왜 구조에 소극적이었나
중국군의 복잡한 지휘체계와 내부 혼선
군 수뇌부 숙청이 재난 대응에 미친 영향
중국군의 선전과 실제 역량 사이의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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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요약
AI 생성지난달 말 중국-네팔 국경 지룽 통상구에서 발생한 대홍수 및 토성류 재난 상황에서, 막강한 헬기 전력을 보유한 중국군이 인명 구조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열악한 환경의 네팔군은 총력을 다해 구조 활동을 펼친 극명한 대비와 그 이면에 숨겨진 중국군의 내부 문제를 분석합니다.
지난달 말 중국과 네팔 국경에서 발생한 대홍수
재난 발생 약 사흘 뒤인 8월 29일
중국 당국이 발표한 실종자는 554명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헬기 1500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해 온 중국군은 골든타임이 지나도록
헬기를 대규모 인명 구조에 투입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띄운 헬기도 피해 상황을 살피거나
물자를 투하하는 데 그쳤고요
반면 네팔군은 몇 대 되지 않는 헬기를
총동원해 구조에 나섰습니다
중국군의 대응은 단순한 늑장 대응이었을까요?
오늘은 대규모 재난 현장에서
극명하게 엇갈린 두 나라 군대의 대응과
그 이면에 드러난 중국군 내부의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8월 26일, 중국 티베트 지룽현의 지룽 통상구에서
대규모 토석류 재해가 발생했습니다
지룽 통상구는 중국과 네팔을 잇는
육로 국경 검문·통관 지역입니다
산에서 흙과 돌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통상구 건물이 순식간에 흙더미에 묻혔습니다
네팔 쪽에서도 이재민이 대거 발생했고요
먼저 네팔군의 대응부터 보겠습니다
네팔군 전체 병력은 10만 명이 채 안 됩니다
군사력 평가 사이트 글로벌 파이어파워에 따르면
네팔군이 보유한 헬기는 10대
군용 수송기는 7대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실제 투입 가능한 헬기 비율은
약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열악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재해가 발생하자 네팔군은 운용 가능한 헬기를
곧바로 피해 지역 최전선에 투입했습니다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는 건 물론이고
부상자와 노약자, 장애인, 학생들까지 실어 날랐고요
심지어 희생자 시신까지 후방으로 옮겼습니다
가진 자원은 적었지만 있는 만큼 최대한 썼다는 거죠
이번 재해 상황에서
“네팔군이야말로 국민의 군대답게 움직였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어땠을까요?
중국군은 최근 몇 년 사이 Z-8과 Z-20 등
다양한 수송·다목적헬기를 대량으로 배치해 왔습니다
러시아산 헬기, 프랑스와 미국산 헬기까지
골고루 보유하고 있고요
육군항공여단만 15개를 창설했습니다
이 정도 전력이면 재해 지역을 샅샅이 수색하며
대규모 구조 활동을 벌이고도 남았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이런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재해 당일인 8월 26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인민해방군과 무장경찰이
긴급 구조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즉각 지시를 내렸고
서부전구가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하지만 정작 서부전구 공군이 보낸 건
무인기 1대뿐이었고, 헬기는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티베트군구도 이른바 전방지휘조 하나만 보냈고요
그나마 무장경찰 부대는 지룽현의 한 마을까지 도착했지만
이곳은 실제 구조 현장에서 한참 떨어진 후방이었습니다
재해 발생 약 사흘 뒤
이른바 골든타임 72시간이 다 돼가던 8월 29일
신화통신은 구조현장을 취재한 기사를 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도로 복구 인력이
며칠 동안 작업을 벌여 2.6킬로미터 구간을 뚫었지만
지룽 통상구까지는 여전히 1.7킬로미터가 남아 있었습니다
지상 구조대는 걸어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구조 속도는 매우 더딜 수밖에 없었죠
이 시점까지 구조된 인원은 단 2명, 사망자 7명에
실종자는 여전히 55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고산지대 재난에서는 골든타임 안에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요
이 72시간 동안 중국군 헬기가 대규모로 출동해
인명을 구조하는 모습은 끝내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난 발생 이튿날 티베트군구 소속 항공여단이
헬기를 띄우긴 했지만, 이때도 사람을 구하러 간 게 아니라
피해 상황을 살피러 간 거였습니다
무인기로도 충분한 정찰 임무에 헬기를 쓰면서
정작 인명 구조에는 헬기를 아끼는 모습이었죠
재난 발생 약 72시간 뒤에야
헬기 2대가 통상구 상공에 나타났지만
현장에 착륙해 사람을 구조한 게 아니라
구호물자만 투하한 뒤 돌아간 겁니다
같은 날 지룽현의 한 소방구조대 지도원은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통상구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까지가
소방대가 도달한 최전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도로에 쌓인 흙과 모래가 너무 물러서 걷기조차 힘들었고
길가의 건물과 전신주는
모두 휩쓸려 사라진 상태였다고 전했는데요
같은 날 CCTV 보도를 보면 핵심 피해 지역에 도착한
소방 구조대원은 약 70명에 그쳤습니다
실종자 554명을 이 인원으로 수색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헬기 1천500대를 갖췄다는 군대가
왜 정작 구조 현장에서는 이렇게 소극적이었을까요
군사평론가 선저우는 이와 관련해 몇 가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지휘 체계 문제입니다
티베트군구는 특수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현지 지상병력은 직접 지휘하지만
행정적으로는 베이징의 육군본부에 보고하고
작전상으로는 서부전구의 지휘를 받습니다
선저우는 이런 복잡한 지휘체계가 신속한 구조 활동을
어렵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를 2016년 시진핑 주석이
기존 대군구 체제를 폐지하고
5대 전구 체제로 개편했던 군 개혁의 후유증으로 봤습니다
개혁 당시 인사를 대거 물갈이하며 반대 세력을 걷어내고
자기 사람을 요직에 앉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휘 계통은
여전히 뒤엉켜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당시 임명됐던 중앙군사위원 7명 가운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단 2명뿐이고
시진핑 주석이 발탁했던 상장들도
상당수 자리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입니다
공교롭게도 재난 대응이 한창이던 8월 28일
군 수뇌부 숙청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와 중앙군사위원 류전리를
동시에 해임했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여기에 장성 4명이 전국인민대표 자격까지 박탈당했는데요
선저우는 이 시점이 겹친 점을 근거로
중국 지도부가 군사반란 가능성을 우려해
대규모 병력 이동은 물론 헬기와 무인기의 집단 출동까지
제한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휘 계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누가 누구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조차
불분명했을 수 있다는 거죠
대규모로 출동시켰다가 사고나 오작동이 벌어지면
오히려 체면이 더 깎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가능성도 짚었는데요
중국이 자체 개발한 헬기는 실전 경험도
전장 수색구조 경험도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는 더 근본적인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지시를 내렸고
리창 총리가 현장에서 구조를 지휘했으며
군도 명령을 받자마자 신속히 움직였다고 발표했는데요
실제 구조 진행 상황은 이 발표와 상당한 간극을 보였습니다
이를 두고, 중앙 지도부의 지시 자체가
처음부터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형식적 조치였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는 전력을 다해 구조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시늉만 하도록 하는 지시였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 중국 본토에서 각종 재난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정치국 상무위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거나
정치국이 별도 회의를 연 적은 없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국경 너머 네팔 쪽 상황까지
국제 언론에 잇달아 보도되면서 사태를 감추기 어려워지자
뒤늦게 정치국 회의까지 열며
보여주기식으로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입니다
그렇지만 정작 정치국 회의에서 나온 발언은
지질재해 위험이 크니 안전을 확보하고
극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내용이었는데요
선저우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관심사가
실종자 구조 여부보다
이번 사태가 새로운 정치적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중국군은 스스로를 ‘인민의 자제병’
그러니까 인민이 낳은 자식 같은 군대라고 불러왔습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군대라는 이미지를
오랫동안 선전해온 겁니다
그런데 이번 지룽 통상구 재해에서는 그 이미지와
실제 대응 사이의 간극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특히 국경을 사이에 두고
네팔군의 신속한 구조 활동이 동시에 알려지면서
비교 대상이 명확해진 것도 이 간극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 요인으로 꼽힙니다
만약 이 대비가 없었다면, 중국군의 소극적인 대응은
평소처럼 관영매체의 형식적인 보도에 묻혀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결국 이번 사례가 남긴 질문은 이렇습니다
세계 2위 규모의 헬기 전력을 갖췄다고 자부해온 군대가
정작 자국 영토 안에서 벌어진 재난 앞에서는
왜 발이 묶였는가 하는 겁니다
지휘 계통의 혼선 때문인지, 정치적 불안정 때문인지
아니면 장비 신뢰도에 대한 자신감 부족 때문인지
정확한 답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국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펼쳐진 이번 대비가
중국군의 겉모습과 실제 역량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국제사회에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