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입맛에는 아닌 걸로|한 편의 스테이츠맨·베리타스 역사

멜론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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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으로 영입된 GM대우의 플래그십 세단, 비운의 모델 스테이츠맨·베리타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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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인트로
00:50 원산지-호주
03:10 스테이츠맨(2005)
08:56 외모만 날렵한 건 아님
10:29 작지만 강한 디테일의 힘
13:06 베리타스(2008)
16:50 이정도면 애썼다
20:12 파워트레인 하나 빼기
21:59 소고기만 사는 걸로...
#GM대우#스테이츠맨#베리타스
※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세요. 특정 브랜드, 차량, 오너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 아닌, 욕설·도넘은 혐오 표현은 노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말 한마디지만 누군가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슈라츠의 저주에 대해 혹시 들어보신 분 있나요?
경쟁사의 플래그십 세단들에 맞서기 위해 과거 대우가 개발했던 고급세단
쌍용차의 인수와 함께 체험인이 굴러들어오면서
컨셉트카 미완성 시제품만 남긴 채 호랜히 사라져버린 비운의 플래그십
한이라도 맺힌 걸까요?
이후 대우 계열 대형차들이 줄줄이 실패하자
자동차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끝내 빛을 보지 못한
슈라츠의 저주라는 우스개가 퍼졌습니다
오늘은 이 슈라츠의 저주로 사라진 GM 대우의 플래그십 세단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먼저 호주에서 넘어온 친구들부터 알아봐야겠죠
스테이츠맨 그리고 베리타스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 모델은 호주의 유서 깊은 자동차 브랜드이자
1931년 GM의 자회사가 된 홀덴에서 개발한 모델입니다
호주를 대표하는 토종 브랜드였지만
아쉽게도 지난 2020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죠
스테이츠맨은 1971년 당시 호주 대형 세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포드 페어레인에 대응하기 위해 출시한 홀덴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이후 1984년 단종된 뒤 명맥이 끊겨있다
이후 1990년 중형 세단 코모더어를 기반으로 만든
새로운 대형 세단의 이름으로 쓰이면서 부활했습니다
특이하게도 하나의 차종에서 철명을 달리 상유모델은 카프리스
하유모델은 스테이츠맨으로 각각 나누었죠
코모더어는 오래전 대우자동차에게 전성기를 안겨준
세단 로얄 시리즈의 전신이기도 하니 인연이라면 인연이네요
희한하게도 대우차의 플래그십은 90년대 중반 이후
모두 외부에서 영입됐습니다
혼달 레전드를 라이선스 생산한 대우 아카디아
쌍룡을 흡수하며 낙하산으로 내려온 대우 체어맨
오늘의 주인공 스테이츠맨부터 베리타스, 알페온, 인팔라까지
몽땅 해외 브랜드의 차량을 들여왔죠
이러한 배경에는 당시 많은 풍파를 겪었던
대우자동차의 회사 사정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대형차를 자체 제작할 기술력을 쌓기에도 모자랐던 시기
한 차례 부두로 인해 이미 신차 사이클이 망가져 있었고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신차 개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었죠
GM 대우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에는
대형차 개발에 대한 꿈이 더욱 멀어졌습니다
과거 대우차 시절부터 판매 볼륨이 큰 소형차 부문에서
걸출한 성과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GM은 GM 대우를 아예 중소형차 전문기지로 설정했어요
대신 수익성이 높은 대형차 시장을 구경만 할 수는 없었겠죠
GM은 자사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를 보완했습니다
오래전부터 GM사나 브랜드들은 각자의 모델을 OEM 방식으로 공급하며
라인업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전략을 사용했고
GM 대우 역시 우리나라 공장에서 생산한 라세티, 칼로스 등을
다양한 브랜드로 수출했으니 딱히 이상한 일이 아니었어요
그렇게 2005년 4월, 멜버른에 위치한 홀덴 본사에서 출사표를 던진 스테이츠맨은
그해 열린 서울 모터쇼를 통해 우리나라 시장에 정식으로 데뷔했습니다
차명은 권위 있는 정치가를 뜻하는 단어로
경쟁 모델인 쌍용 체육맨 못지않은 차급에 걸맞는 묵직한 이름이었습니다
외관은 날렵한 눈매의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세로형 그릴
대우로고를 다듬은 오너먼트 엠블럼으로
매그너스 못지않게 날카로운 인상이었고
견고한 디자인의 멀티 스포크 휠
후면부는 마치 에쿠스와 체육맨의 절충안 같은 생김새로
노출형 머플러 팁과 LED 테일링 프로 깔끔하게 마무리해 세련미가 돋보였어요
측면에서는 링컨 타운카 같은
전형적인 미국형 대형차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낮게 가라앉은 긴 차체, 무려 5.2m에 달하는 전장은
리무진 모델을 빼면 동급에서 가장 긴 수치로
덩치면에서도 경쟁차에 밀리지 않았죠
단, 날카로운 앞모습, 뒷모습과 달리
부드러운 곡선이 가미되어 조화롭지 못한 느낌을 주는 것은
베이스리프트 이전 동글동글한 인상이었던 전기형의 흔적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샤프한 디자인과 가늘고 늘씬하게 뻗은 차체로
동급에서 가장 젊고 도시적인 분위기를 뽐냈지만
대형차, 플래그십 세단에 기대하는 포스는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애초에 주 타겟인 중장년층을 노려 한껏 몸을 부풀리거나
곳곳에 각을 세워 권위적인 느낌을 강조했던 에이쿠스
체허맨 같은 경쟁차들과 달리
이쪽은 보다 젊은 소비자층, 기사를 두지 않고 직접 운전하는
하이오너들을 공략해 무게감을 덜어냈고
오히려 이도조도 아닌 느낌이라며 외면받았어요
큰 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는 얼굴
라디오를 켜면 프론트팬더 한 귀퉁이에서 눈치없게 솟아오르는 안테나는
그나마 있던 호감도 떨어지게 만들었죠
실내 역시 보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안정적인 좌우대칭형 레이아웃에 투박한 스티어링 휠과 간결한 디자인의 계기판
적재적소에 쓰인 우드 그레인으로 대형차다운 중후함을 더했죠
여기에 트립 컴퓨터, 오디오 및 공주장치 작동력을 알 수 있는 멀티 디스플레이
최대 3개의 포지션을 지원하는 메모리 시트와
10개 스피커의 블라우풍트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
차급에 어울리는 고급 장비도 갖췄습니다
흔한 스티어링 칼럼에 붙은 레버식이 아닌
로터리식 라이트 조작 스위치도 남다른 느낌이 나서 좋았고
키를 잡고 있지 않아도 시동 위치에 놓기만 하면 알아서 시동이 걸리는데
별게 아닌데도 참 독특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이 차의 진가는 뒷좌석에서 드러나죠
실내 공간 확보에 불리한 후륜 구동계를 사용했음에도
거주성만큼은 독보적이었습니다
높게 솟은 센터 터널은 어쩔 수 없었지만
경쟁차 중에 리무진 모델 부럽지 않은 레그룸과 헤드룸
마치 거실 안쪽에 놓여있는 가죽 쇼파를 그대로 우벼놓은 것 같은 뒷좌석 시트는
그 생김새만큼이나 남다른 푹신함으로
착자감은 이후 출시된 후속 차량들보다 낫다고 평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여기에 폭신한 수제자 카매트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해 고급감을 더했고
조명을 내장한 화장거울, DVD 모니터를 각각 2개씩 배치해
뒷좌석 승객에게 대접받는 느낌을 줄 수 있었습니다
주변 소음에 방해받지 않고 영화나 음악 등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선 헤드셋 한 쌍도 기본으로 제공했어요
다만 홀드는 사양을 그대로 들여오면서
여타 국산차의 AV 시스템처럼 아날로그 TV나 DMV 등은 볼 수 없었고
오로지 DVD나 VCD를 감상하는 데 써야 했습니다
그나마 3색 RCA 단자를 마련해
DMV 수신기 같은 외부 기기를 연결할 수 있었다는 건 다행이었지만요
또 이렇게 헤드레스트에 모니터 넣는 차들이 몇몇 있었는데
마치 전자파가 머리로 그대로 전달될 것 같다며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은근히 많았어요
다만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
국내 소비자를 배려하지 못한 몇몇 디테일들이
앞서 언급한 장점들을 갉아먹었습니다
먼저 뒷좌석에는 양쪽 헤드레스트에 모니터를 2개나 설치했으면서
정작 앞좌석에는 내비게이션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TV나 DVD는 고사하고 후방 카메라도 이용할 수 없었죠
또 센터페셔를 최대한 간결하게 만드는
지금의 시선으로는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버튼 구성
크기도 비슷한 것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데다
설명도 영어로 쓰여있어 매번 기능을 확인하며 눌러야 했기 때문에
당시에도 조작 편의성 면에서 안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상단에 거대한 LCD 정보창과
계기판에 트립 컴퓨터 역시 한계라가 되어있지 않았죠
까뜨기나 전자식, 푸드파킹도 아닌 핸드브레이크인 것도 마음에 안드는데
한술 떴던 레버가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 쪽에 가깝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하게도 우핸들 설계의 흔적을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게 킹받는 지점이었어요
고향인 호주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으니 이게 맞거든요
창문 스위치도 흔히 배치되는 도어 트림이 아닌
센터 콘솔 부근의 위치에서 얼마간 적응이 필요했습니다
오래전 대우 프린스나 르망을 타시던 분들이라면
이 위치가 더 익숙할 수도 있겠지만요
이 밖에 비상시에 찼다가 더 크게 사고 날 것 같은 비상등 스위치
왠지 암레스트에 있어야 할 것 같은 공주장치 및 엔터테인먼트 컨트롤러와
왠지 맞은편에 있어야 할 것 같은 DVD 체인저
왠지 소모품이 아닐까 의심되는 팝업식 컵홀더나
뒷좌석 승객을 위한 커튼이 없는 것
전동 접이식 사이드미러가 빠지는 등 대륙의 투박함이 묻어나는 구성으로
2차급 고급세단에 기대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실망하는 소비자들이 많았습니다
한편 네비게이션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대우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액세서리 네비게이션을 제공했는데
하필이면 센터페시아 최하단
잿더리를 드러내고 여기에 모니터를 설치하는
아니 지금 봐도 정말 황당하네요
차주를 해치려는 속셈이냐며 사고유발 네비게이션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다행히 주행성능 부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파워트레인은 GM의 다양한 차종이 공용하는
V6 2.8L, 3.6L 알로이택 가솔린 엔진 2가지를 제공
모두 5단 자동 변속기를 매칭했습니다
호주 사연인 8기통 5.7L 엔진이 옵션으로 제공됐다면
상징성 하나만큼은 최고였을텐데 조금 아쉽네요
두 모델 다 거대한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동력 성능을 선사했고
후륜구동 특유의 안정감
동급에서 가장 거대한 전장을 가진 것이 무색하게
약 200kg 정도 가벼운 몸무게로
동급 대비 몸놀림이 가뿐하다며 호평받았습니다
여기에 RPM을 좀 더 풍부하게 쓸 수 있는 파워 모드
특히 건너편에 자리한 액티브 셀렉트를 활성화시키면
차량의 성격과 시기를 생각하면 정말 의외인 구성이죠
당대 고급차의 덕목처럼 여겨졌던
일명 물침대 승차감의 경쟁차들과 달리
서스펜션은 비교적 탄탄한 세팅으로
주행 안정성에 좀 더 집중한 모양새였는데
핸들링이 예리하지는 않았음에도
덕분에 전장을 의식하지 않을 만큼의
편안한 코너링이 가능했고
쇼파처럼 푹신한 가죽 시트가 노면의 충격을 상쇄해주면서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또 3.6L 모델에 한해 뒷좌석에 승객이 탑승하거나
트렁크에 무거운 짐이 실려있을 때 차체 뒤쪽이 가라앉아
주행 안정성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아주는
서스펜션 자동 높이조절 장치를 탑재하기도 했죠
이 밖에 스테이츠맨은 GM 대우에서
간만에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전담 고객센터와 전용 정비라인
기간 내 무상 소모품 교체나 무료 탁송 같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
아쉽게도 부족한 현지화, 무성의한 면멸 디테일이 돋보이면서
정작 중요한 타겟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는데요
주행 성능 면에서는 당대 국산 플래그십에 비해
비교 우위라고 평가받았고
패들시프트나 헤드레스트형 DVD 시스템 같은
시선을 서로 잡는 옵션들이 역시 돋보였습니다만
정작 빠지면 섭한 내비게이션이나 통풍 시트
뒷좌석 리클라이닝 등 동급 플래그십 세단들이 갖고 있는
고급 사양들이 없는 것이 꽤나 치명적이었죠
예나 지금이나 어디 하나 나사 빠진 듯한 패키징은 여전하네요
또 2.8과 3.6, 파워 트레인에 따른 단 두 가지 트립만 제공한 것도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됐습니다
GM 대우가 내세운 판매 목표는 연간 2천 대
차량의 성격, 또 수입 차량임을 고려하여
애초에 판매 목표 자체가 보수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이 허들조차 넘지 못했습니다
초기엔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다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 국내 조립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던 계획도 물 건너 가버렸죠
출시 첫 해인 2005년 국내 누적 판매량 957대
이듬해 830대로 같은 기간 1만대로 훌쩍 넘긴
에쿠스와 체험해는커녕 반체급 가까이 낮은 신참 오피러스
이 오피러스가 도망가면서 얼떨결에 생명 연장을 한
다이너스티에도 못 미치는 수치, 말 그대로 수치였어요
여담으로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재벌가 남자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박신양의 차량으로 등장하는데요
기억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극 중에서 박신양이 사장으로 재직하는
재벌 자동차 기업으로 등장하는 것이 gm대우였죠
회사명을 그대로 쓸 수 없으니까 gd자동차로 바꾸긴 했지만요
회사가 통째로 등장하는 남다른 스케일의 ppl과
무려 최고 시청률 57%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였고
실제로 극 초중반 마찬가지로 박신양의 차량으로 등장했던
매그너스는 판매량이 눈에 띄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다만 후반부에 등장한 오늘의 주인공 스테이츠맨은
박신양 효과를 보진 못했어요
결국 출시 2년 만인 2006년을 넘기지 못하고 수입 중단
재고 물량이 2007년 모두 소진되면서 정식으로 단종됐습니다
하지만 한 번 어그러졌다고 쉽게 포기할 gm대우가 아니었죠
삼세판의 민족답게 이 모델을 투입하게 되는데
예나 지금이나 한국의 고급차 시장은 그다지 만만하지 않은데요
앞서 부송이한 상품 구성으로 한 차례 처참한 실패를 겪었음에도
gm대우는 이 여유로운 후주인들을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윽고 2007년 4월 서울 모터쇼의 양산형 모델이나 다름없는 쇼카를 선보이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죠
스테이츠맨을 빼닮은 얼굴에 내신하게 뻗은 옆모습
두툼하게 튀어나온 앞뒤 헨더와 극단적으로 짧은 프론트오버에는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라기보다는 스포츠 세단을 연상케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명이 확정되지 않았는지
gm대우 컨셉트과 장명법에 발맞춰 L4X라는 이름표를 붙였고
전문 매체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스테이츠맨 후속 등으로 통했어요
그렇게 2008년 9월 정식 출시된 L4X는
베리타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차명으로 등장했습니다
차명 베리타스는 진실 또는 진리를 뜻하는 라틴어로
이 모델 역시 전작과 동일한 홀덴 스테이츠맨
카프리스의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이었지만
정치인을 의미하는 스테이츠맨의 실패를 교훈 삼은 것인지
이번에는 한국 시장을 위한 전용 차명을 구현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별도의 제품 이름을 붙였다는 것부터
한국 시장을 신경 썼음을, 즉 성의를 보여주는 대목이었죠
외관은 전작의 수수한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후두 위에 오너먼트 엠블럼을 제외하면 화려한 장식 요소가 없었고
L4X 쇼카에서 선보였던 세로형 그릴도 빠졌지만
도톰해진 헤드램프, 가로선을 강조한 그릴과 펌퍼로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인상을
고급차다운 무게감도 충분했습니다
이 모델 역시 질리지 않는 깔끔함과 단정함, 견고함이 특징인
당시 GM 계열 디자인의 특징을 고스란히 따랐기 때문에
토스카나 라세티 프리미어 등 GM 대우의 다른 라인업과도 잘 어울렸어요
미등을 켜면 눈썹처럼 들어오는 포지셔닝 램프
그릴의 형상 덕분에 당시 판매되던 벤츠 C 클래스와
유사한 느낌이 들기도 했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오리지널 호주 세행에 제공하던
블랙 베젤 헤드램프가 아닌 크롬 베젤이 적용되어
카리스마가 좀 떨어져 보이는 게 아쉬웠어요
눈에 띄는 부분은 측면이었습니다
전작과 동일한 전장으로 여전히 동급에서 가장 긴 수치를 자랑했고
견고한 디자인의 알루미늄 휠은 최대 18인치 사양까지 제공해
꽉 찬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특히 낮게 가라앉은 전면부, 사선으로 솟구치는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감을 부여하면서 전작이 가지고 있던 지루한 느낌과
대형 세단 특유의 둔중한 느낌을 최대한 배제했어요
가만히 있어도 마치 달려나갈 듯 스포티했고
프론트 밴드에 붙은 방열구 장식과 그 속에 자리 잡은 방향 지시 등도
그러한 느낌을 배가시켰죠
뒷모습도 이전 스테이치맨의 분위기를 적절히 이어받으면서도
신형 모델다운 세련된 분위기로 거듭났습니다
떡하니 박혀있는 GM 대우 로고가 고급감을 해친다는 지적을 수용해
전용 엠블럼을 부착했고 두툼한 크롬 라인이 무게감을 더했어요
다만 마치 물고기처럼 뒤쪽으로 갈수록 안으로 둥글게 말려드는
형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실제 수치보다 작아 보인다는 게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두툼한 오버핸더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전면부는
그나마 나왔지만 뒷모습만 따로 보면 5미터가 넘는
거대한 차체를 가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없었죠
또 중후함을 주고자 트렁크 끝을 차분하게 낮추는
동급 플래그십들과 달리
실켜올라간 엉덩이, 원형으로 처리한 듀얼 머플러 등
경쾌함과 스포티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좋았지만
반대급으로 한국에서 고급 세단이라는 차급에 요구되는
중후함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에
보수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주구매층 사이에서는
스타일 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대신 신뢰가 보수적이었습니다
전작에서 지적받은 거의 모든 부분을 보완하면서
드디어 플래그십 대형 세단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구색을 갖췄지만
몇몇 고집스러운 부분들도 함께했어요
먼저 스포티한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아우디 A8이나
폭스바겐 페이톤을 연상시키는
4실린더 타입 계기판이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했고
속에 자리한 LCD 정보창들도 한글을 지원해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또 스테이치맨 실내에 아킬레스 건이 됐던 핸드브레이크
여전히 푸파킹이나 전자식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운전속도기를 제대로 낮고
콘솔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디자인해
깔끔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중앙에 자리한 창문 스위치가
2차가 스테이치맨의 집게임을 안목적으로 드러냈죠
이 밖에 아예 확 올리기에는 부담스러웠는지
허리춤까지만 올려놓은
네비게이션 및 임포테인먼트 시스템
오디오 역시 9개 스피커에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로 업그레이드해
음악 감상에 즐거움을 더했고
겨울철 따뜻하게 데운 워셔액을 분사해
와이퍼가 작동 중 얼어붙는 것을 막는 핫샷
커튼 에어백 등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를
추가한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뒷좌석에서의 편의성도 대폭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운동장 같은 레그룸은 여전했고
남다른 느낌을 줬던 헤드레스트 모니터는
1개의 루프 모니터로 대체됐지만
대신 전트림 기본 적용, 걸치적거렸던 유선 헤드셋도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으로 업그레이드해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작동 범위가 넓은 리클라이닝 시트
전동식 후방 블라인드와 수동식 측면 커튼은 물론
풀옵션 사양에 한해 뒷좌석의 냉난방 온도까지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 트라이전 공조 시스템과
롤러 방식의 마사지 시트까지 지원하면서
수천만원 비싼 에쿠스나 체어맨 같은 경쟁 플래그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편의 사양으로 무장했습니다
마치 건반처럼 암레스트에 나란히 수놓인
전동 시트 버튼들이 참 특이했죠
심지어 헤드레스트까지 전동이었어요
열선 시트 스위치는 왜 커브를 열어야 보이게 해놨는지는 의문이지만
외관에서 짐작되듯 트렁크 공간도 광활해서
골프백을 최대 4개까지 실을 수 있었습니다
단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눈에 띄는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분명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는데요
대세를 거스르는 센터페시아 디자인
버튼의 작동 질감과 소재감이
차급에 비해 부족하게 느껴진다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물론 가격차를 생각하면 납득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조사곤 소비자들이건 이 차를 그랜저와 SM7이 아닌
또 끝끝내 추가되지 않은 통풍 시트
6.5인치 임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지상파 DMB나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건 환영할 만 했지만
가뜩이나 옵션값도 비싼데
조작 편의성과 화질이 나빴고
후방 카메라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하단에 달려있는 것도 불편했는데
이게 또 터치스크린이 아니어서
하단에 조그스틱으로 깨작깨작 조작해야 했죠
다행히 애프터마켓 장인들의 손을 빌리기엔 수월했지만요
또 블루투스 기능이 있지만 말 그대로 전화통화만 지원하는
핸즈프리만 탑재되어 있는 것도 아쉬웠고요
참고로 중국 시장에서는 과거부터 인지도가 높은
뷰익 브랜드를 통해 파크에비뉴라는 이름으로 수출됐는데
아무래도 뷰익 브랜드 자체가 GM내에서 준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되어 있는 만큼
인테리어도 이쪽이 훨씬 고급스러웠던 기억이 나네요
파워트레인은 전작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기존 2.8L 사양을 빼고 전 트림을 3.6L로 통일했습니다만
하위 모델인 토스카 프리미엄 6와 뒤이어 등장한 신형 라셉티마저
6단 자동 변속기를 달고 나온 마당에
기어 역시 기존의 5단을 고수하는 바람에
페이퍼 스펙 면에서 실망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어요
그래도 다행히 상위 트림에 고백일행 엔진이 기본이 된 만큼
주행 성능 부분에서는 불만이 크지 않았습니다
6기통 엔진과 이에 맞물리는 5단 변속기, 매끄러운 질감
부드러운 가감속에 초점을 맞춘 페달 세팅
대형 세단에 기대하는 폭신한 승차감은 직접 운전하기에도
뒷좌석에서 편안함을 누리기에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생김새만큼 스포티하진 않았지만
핸들링을 비롯한 거동이 비슷한 체급의 대형 세단 중
가장 날렵하다라는 평가도 여전했고
후륜구동인 만큼 전륜구동 대형차나
가장 직접적인 경쟁 모델 오피로스와는
출시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2009년 상반기에는
한 차례 마이너 체인지가 이루어졌습니다
내외관에서의 변화는 없었지만
개선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캐딜락 CTS에 먼저 탑재된 신형 3.6L 직분사 엔진을 적용
출력과 토크를 끌어올렸고
이에 발맞춰 변속기도 6단으로 변경해 효율까지 개선했어요
특히 신형 엔진은 낮은 RPM에서 최대 토크가 터져나와
더욱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죠
이게 거의 반년 만에 이루어진 변화라
초기 물량 사신 분들은 좀 억울했을 수도 있겠네요
외관상에서의 차이는 거의 없었지만
이 모델부터 듀얼 머플러 팁이
듀얼 트윈 머플러 팁으로 변경된 것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베리타스는 전적의 실패가 무성의한 상품 구성에 의한 것임을 깨닫고
GM 대우 개발진은 아예 홀덴으로 보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작업을 거치면서
좀 더 보완된 상품성을 갖추게 된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판매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죠
온어드리븐과 쇼퍼드리븐을 모두 아우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으나
결국 어느 한쪽도 완벽하게 잡지 못한 애매한만이 부각되어
양쪽 고객 모두에게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먼 회사 이미지도 물론 크게 사용했고요
출시부터 단종까지 국내 총 누적 판매량은 2,561대
그마저도 GM 대우의 임원진용 차량, 관련 계열사 사장님들을 비롯한
예관계에 계신 분들의 차가 대부분이었어요
무엇보다 등장 타이밍이 애매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GM 대우가 이 차량을 처음 소개한 것은 2007년 봄
하지만 정식 출시가 같은 해 하반기도 아니고
1년이 훌쩍 지난 2008년 하반기에 이루어지면서
많은 잠재 고객들이 경쟁차로 이탈해버렸습니다
스테이츠맨 때만 해도 고리타분한 깍두기 차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결국 최대 1,5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할인 끝에
남은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2010년 소리소문 없이 단종됐습니다
특유의 유니크한 매력과 동급 대형 세단 중 가장 경쾌한 주행재감으로
소수의 오너들만 만족하며 타는 차가 됐고
비주류 모델들이 의뢰 그렇듯 중고차 시장에서도 입소문을 통해
매니아들만 아름아름 찾는 모델이 됐죠
애초에 판매 볼륨 자체가 적어서
이밖에 인기가 없는 것도 서러운데
여러 차례 리콜을 겪으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던 워시웨이 동결방지 기능, 핫샷이
아니라 다를까 장치가 과열되어
차량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함이 발견되어
장치를 재고하고 각 차주들에게 옵션 금액에 해당하는
12만원 상당의 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했고
설상가상 기존에 제공되던 길쭉한 폴딩 타입 시동키가
키박스에 꽂혀있을 때 주행 중 무릎에 걸려
ACC로 돌아가면서 시동이 꺼진다라는
황당한 결함이 보고되어 짧뚱한 고정형 키로 교체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버튼 시동 스마트키가 슬슬 대중화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여전히 키를 꽂고 돌려야 했던 베리타스의 체면이
더욱 구겨지는 리콜이었죠
한편 전작 스테이치맨처럼 GM 대우의 플래그십 세던으로서
GM 대우가 협찬을 진행한 드라마에
높으신 분들을 위한 의전용 차로 종종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주얼리정과 이순재 옹이 타는 차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지금까지 호주에서 영입된 GM 대우의 플래그십 용병
스테이치맨 그리고 베리타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준수한 주행성능, 수입모델치고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았지만
정작 사소한 맷맷 디테일에 신경쓰지 못해
아쉽게도 두 모델 다 실패하게 됐는데요
사실 이것은 배지 엔지니어링의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해가 갈수록 소비자들의 입맛이 세분화됐고
이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남다른 개성을 찾는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특정 브랜드만의 강력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차량을 선호하기 시작했죠
덕분에 상부상조식 차량 공유는 한때 GM의 강력한 무기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을 잃어갔습니다
비슷비슷한 생김새와 무난한 상품성에
로고만 다르다고 차를 사주는 시대가 저물어버린 것이죠
같은 방식으로 차를 팔았던 미국 빅3 모두가
비슷한 결말을 맞이했던 건 절대 우연이 아닐 거예요
이로 인해 후속 개념으로 등장한 한국형 락크로스의 현지화 작업에 더욱 신경을 쏟았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상품 구성, 더 나아가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쪽도 성공했다고 하긴 애매하지만
다음에도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사소하지만 궁금한 자동차 이야기
멜론 머스크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