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나무의 후회

SO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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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한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착하고 건실하게 쑥쑥 잘 자라고 있었지요.
이 나무는 장차 아주 예쁜 과실을 맺을 꿈을 품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가늘은 덩굴 하나가 그 나무에 살포시 기대에 올라왔습니다.
저 좀 기대도 돼요?
응? 오, 그러렴. 너 참 귀엽구나.
덩굴은 기뻐하며 점점 더 그에게 감기며 자랐습니다.
나무는 자기에게 의지하여 감기는 그 덩굴이 싫지 않았고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덩굴은 점점 커져서 그 나무와 비슷한 크기가 되었습니다.
나무야, 이제 내가 널 지켜줄게.
넌 내 하나밖에 없는 친구니까.
나무는 덩굴이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덩굴과 대화하다 보면 모든 싫음도 잊을 수 있었지요.
바람이 세게 불어도 눈이 내려 쌓여도 나무와 덩굴은 함께했습니다.
덩굴은 더욱 무성하게 자라서 이제 나무보다 더 커졌습니다.
덩굴은 말했지요.
나무야, 내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넌 아무 걱정 없이 나만 믿어.
내가 널 돌봐줄게.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해.
나무는 말했습니다.
그러게, 난 이제 너가 없는 나를 상상도 못하겠어.
넌 그냥 나야.
어느 날 또 하나의 덩굴이 나무를 감아올랐습니다.
그 덩굴도 점점 커졌고 소문이 났는지 또 다른 덩굴도 여기저기 생겨서
그 나무를 감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그 나무는 자기 본래 모습은 완전히 가려지고
온통 이런 덩굴로 가득한 흉측하고 기괴한 몰골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들은 모두 빨판으로 나무에 달라붙어 진액을 빨아먹으니
나무는 점점 시들어갔습니다.
결국 나무는 죽었고 덩굴도 모두 죽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금쯤 한창 잘 커서 틈실한 열매를 주렁주렁 맺었어야 할 나무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된 걸까요?
저도 돌아봅니다.
나라는 나무는 잘 자라고 있나?
혹시 이런저런 객손님에게 나를 너무 맡기고 있진 않았나?
이 생각, 저관념, 그게 원래 나 맞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