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마다 벽 너머로 들려오는 두 내외의 쌈박질 소리에 잠 못들던 남자의 주먹다짐 한판! [슬픈 이야기] 김유정 #책읽어주는남자 #오디오북 #책과함께하는하루단잠

책과 함께하는 하루 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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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1:35 본문낭독
00:24:49 단잠의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
00:26:37 클로징 음악 "When autumn 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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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래간만에 김유정 작가의 재미있는 작품을 준비했습니다.
1936년 12월 여성지에 발표된 슬픈이야기는
제목처럼 그냥 슬픈 이야기가 아닙니다.
뭐 어떻게 보면 슬프다면 슬프다 할 수 있겠지만
조금 더 가깝게 말한다면 뭔가 좀 짠한 이야기
웃기고 슬픈 이야기
또는 웃픈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조금 더 맞겠다 싶은 소설입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이 소설 또한 김유정 특유의 문체인
해악과 웃음이 가득한데요.
비록 현실의 빈곤하고 힘겨운 생활을 보여주지만
그것을 그냥 리얼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웃음으로 그 열악함을 커텐치듯 가리워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더 애달픈 정서를 만들어내는
그만의 특별한 글솜씨가 발휘된 작품입니다.
이러한 것을 보통 골개미, 해악, 풍자라고도 하는데
이는 김유정 문학의 근간을 아주 잘 설명하는 용어이기도 하죠.
자 그럼 김유정의 재미있는
그러나 왠지 슬퍼지게 하는 슬픈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슬픈 이야기 김유정
암만 때렸단데도 내 계집을 내가 쳤는데야
네가 하고 덤비면 나는 참으로 헐말없다
하지만 아무리 제 계집이기로
개 잡는 소리를 가끔 치게 해가지고
옆집 사람까지 불안스럽게 우는
이것은 넉넉히 내가 꾸짖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일태면 내가 아내를 가졌다 하고
그리고 나도 저와 같이 아내와 툭툭 어릴 수 있다면 혹 모르겠다
장가를 들었어도 얼마든지 좋을 수 있을만치
나이가 그토록 지났는데도
어쩔 수 없이 사글새방에서
이렇게 홀로 둥글둥글 지내는 놈을 옆방에다 두고
저희끼리만 내외가 투다닥, 투닥닥 하고
또 끼익, 끼익 하고 이러는 것은 썩 잘못된 생각이다
요즘 같은 쓸쓸한 가을철에는
왠샘인지 자꾸만 슬퍼지고 외로워지고
이래서 밤잠이 제대로 와주지 않는 것이 결코 나의 죄는 아니다
자정을 넘어서서 새로 두 점이나 바라보렴만도 그대로 고생고생하다가
이제야 겨우 눈꺼풀이 어지간히 마저 들어오려 하는 데다
갑작스리 꾹 하고 방이 울리는 서슬에 잠을 그만 놓치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재론할 필요 없이
요 뒷집의 건너방과 새 들어있는 이 내 방과의 구분하기 위하야
떡 막아놓은 벽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울서프로 보아 좋을 듯 싶은
그 벽에 필연 육중한 몸이 되는 대로 들이받고
나가 떨어지는 소리일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벽을 들이받고 떨어지고 하는 것은
일상 맡아놓고 그 아내가 해 주므로
이번에도 그랬었음에 별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들릴까 말까 한 나지흑한
그러면서도 잡아먹을 듯이 앙끌어 뜯는 소리로
그 남편이 쭁얼거리다가 퍽 하는 이것은
발길이 허구리로 들어온 게고
그래 아내가 어구구 하니까
그 바람에 옆에서 자든 3살짜리 아들이
어아 하고 놀래깨는 것이 두루 불안스럽다
이놈 또 했구나 싶어서 나는 약이 안 오를 수 없으니까
벌떡 일어나서 큰일을 칠 거라 꾸중을 한다든가 하는 것이
점잖은 나의 체면을 상하는 것쯤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잠자기는 영 글른 공사기로
건년 하나를 피어 물었던 것이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놈의 소행이 괘씸하야
그냥 베기기 어려움으로 캭 하고 요강뚜껑을
괜스리 열었다가 깨지지만 않을 만침
아무렇게나 나리다듬어 역정을 4번 된데도
저놈이 이것쯤을 끄뻑할 놈이 아닌 것은
전에 여러 번 겪었으니 소용없다
마뜩지 않게 골피를 접고 혼자서 끙끙거리고 앉아있자니까
아 이놈이 깨듯 싶어서 점점 더하는 것이
급기야엔 아내가 아마 옷괴짝이나 혹은 책상 모슬기에나
그런데다 머리를 부딛는 것 같더니
얼마든지 마냥 울 수 있는 그 서럼이 남의 이목에 걸려
겨우 목젖에서만 끄읕끄읕 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놈이 사람을 잡을 작정인가
하고 그대로 있기가 안심치가 않어서
내가 역정난 몸을 불쑥 일으켜가지고
벽과 기둥이 맞닿은 쪽으로 헌지 오래된 도배지가 너털 너털 쪼개지고
그래서 어쩌다 뽕 뚫린 하잘 것 없는 그 군형으로
내외간의 싸움을 들여다보는 것은 좀 나의 실수도 되겠지만
이놈과 나와 예인이 뭐니 하고 찾기에는
제가 벌써 다 처시는 일어났거니와
그건 말구라도 이렇게 남자는 걸 깨워놓았으니까
나 좀 보는데 누가 뭘 할테냐
너털되는 벽지를 가만히 떠들고 들여다보니까
외양이 불밤송이 같이 단정맞게 생긴 놈이
전기회사의 양복을 입은 채
또는 모자도 벗는 법 없이 그대로 쪼그리고 앉아서
저보담 엄장도 훨씬 크고
투실투실이 벌은 아내의 머리를
어떻거다 그리도 묘하겠으리
좁은 책상 밑군형에다 틀어박았는지
궁둥이만이 우러불끈 솟은
이걸 노리고 미리 쥐고 있었던 황밤주먹으로
한밤 콕 쥐어박고는
이년아 내가 어쩌고 중얼거리다
또 한 번 콕 쥐어박고 하는 것이다
안해로 던지면 울러들었다면
벌써도 꽤 많이 울어두었겠지만
아마 시골서 조초리 자란 계집인 듯 싶어
여필 종부의 매운 절개를 변치 않으려고
애초부터 남편 노는 대로만 맡겨두고
다만 가끔가다 조금씩 끼익끼익 할 뿐이었으나
한편에 울렁이 놀래 앉았는 어린아들은
즈 아버지가 어머니를 잡는 줄 알고
때릴 때마다 소리를 빡빡 질러 우는 것이다
그러면 놈은 송구스러운 이 악장에
다른 사람들이 깰까봐
겁집어먹은 눈을 이리로 돌려
아들을 된통 쏘아보고는
이 자식 울면 죽인다 하거든
잿간에는 위협을 하는 것이나
그래도 조금 있으면 또 끼익 하는 데는
어쩔 수 없이 입을 막고 저 따귀 한 대를 먹여 놓았던 것이
그 반대로 더욱 난장판이 되니까
저도 어처구니가 없는지
멀거니 바라보며 뒤통수를 긁는다
놈이 워낙에 담대하지가 못해서
낮같은데 여러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는
제가 감히 아내를 치기는커녕
외출에서 들어올 적마다
가장 금실이나 두터운 듯이
애기엄마 저녁 자셨소? 어쩌오?
하고 낯간지러운 소리를 해두었다가
다들 자고만 귀잠잠한 요맘때
야근에서 돌아와서는
무슨 대천지 원수나 품은 듯이
울지 못하도록 미리 위협해 놓고는
은근히 치고 차고
이러는 이놈이다
허기야 제 아내 제가 잡아먹는데
그야 내 뭘 할 게 아니겠지
그렇지만 놈이 주먹으로 얼마고 콕콕 쥐어박아도
아내의 살 잘 찐 투실투실한 궁둥이에는
좀처럼 아플 상 쉽지 않으니까
이번에는 두 손가락을 집게같이 꼬부려가지고
그 허구리를 꼬집기 시작하는 것인데
아픈 것은 참아왔다더라도
채신이 없이 요렇게 꼬집어 뜯는 데 있어서야
지아문이 춘향이기로 간지럼을 안 입히는 법은 없을 게다
손가락이 들어올 적마다
구부러져 있던 커단 몸집이 우질끈 하고 노는 바람에
머리 위에 거반 얹히다시피 된
조그만 책상마다 들먹들먹하는 걸 보면
저 괴로워도 요만조만한 괴로움이 아닐 텐데
저런 저런 계집을 친다기로
숫자에 뺨 한 번을 보기 좋게 철컥 하고 치면 쳤지
난 참으로 저럴 수는 없으리라고
아 나쁜놈 하고
남의 일 같지 않게 울화가 터질려고 하였던 것이나
그보다도 위선 아무리 남편이란 데도
이토록 되면 그 뭐 내일쯤 두고보아 괜찮으니까
그까짓 거 실팍한 살집에다 근력 좋겠다
달룽 들고 나와서 뒷간 같은 데다 틀어박고는
되는대로 투두려 주어도
아내가 두려워서 제가 감히 찍소리 한 번 못할 텐데
그걸 못하고 저런 저런
에이 분하다
그럼 그것은 내외간의 찌들은 정이 막는다 하기로니
당장 그 무서운 궁둥이만 울어 번쩍 들 지경이면
그 통에 놈의 턱주가리가 치받쳐서
뒤로 벌렁 나가 떨어지는 꼴이
그런대로 해롭지 않을 텐데
글쎄 어쩌자고
그러나 좀 더 부은을 독가 놓으면
혹 그러는지도 모를 듯해서
놈의 무참한 꼴을 상상하며
이제나 저제나 하고 은근히 조를 부볐던 것이
이내 격만 치고 마름으로
저런 저런 하다가
푸지 중 주먹이 붉은 쥐어졌던 것이나
놈이 휘둥그런 눈을 들어 이쪽을 바라볼 때야
비로소 내 주먹이 벽을 울려 친 걸 알고 깜짝 놀랐다
허물 벗겨진 주먹을 황망히 입에 들여대고
엉거주춤이 입김을 쏘이고 선노라니까
자만 자고 개서선 뭐라우?
하고 변소회를 다녀가는 듯 싶은 심술고준 주인 노파가
긴채않게 바라보더니
내 방 앞으로 주춤주춤 다가와서
눈을 찌끗하고 하는 소리가
왜 남의 기집을 자꾸 들여다보고 그류
괜히 마음이 동하면 잠도 못 자고
하고 거짓만 비웃는 것이 아닌가
내가 나이찬 혼몸이고
또 저쪽이 남편에게 소박받는 계집이고 하니까
이런 경우에는 남모르게 이러고 저러고 하는 것이
4차 불피의 일이라고
제멋대로 이렇게 생각한 그는
요즘으로 들어서 나이 일거일똥
일태면 뒷간에서 뒤를 보고 나온다든가
하는 쓸데없는 그런 행동에나마
유난히 주먹하야두는 버릇이 생겨서
가끔 내가 어마어마하게 눈총을 겨누는 것도
무서운 줄 모르고
나중에는
심지어 저놈이 계집애를 떼 던지려고
지금 저렇게 못살게 부는 거라우
이 혼만 하거든
그저 두 말 말고
내껏 꽤 차면 고만하니요
하며 얼마나 좋으냐고
나는 별로 좋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아주 좋다고 깔깔 웃는 것이다
이 노파의 말을 들어보면
저놈이 13년 동안이나
전차운전수로 있다가
올해서야 겨우 감독이 된 것이라는데
그까짓걸 바위로 무슨 정승판사나 한 것같이
곤내지를 하며 동리로 돌아치는 건
그런대로 봐준다 하더라도
갑작스리 무슨 지랄병이 있는지
여학생 장가 좀 들겠다고
아내보고
너같은 시골띠기하고 살면
내 낯이 깎인다
하며
어여 친정으로 가라고
줄청같이 들복는 모양이니
이건 짜증
괘씸하다
제가 시골에서 처음 올라와서
전차운전수가 되어가지고
지금 사람이 온채 착해서
돈도 무더위 모았다고
요 통안서 소문이 자자하게 난
그 적은 800원이라니
얼라나리를 모기 시작할 때
어떻게 생각하면
밤일에서 늦게 돌아오다가
속이 후추울 하야
다른 동무들은 냉면을 먹고
설렁탕을 먹고 하는 것을
놈은 홀로 집으로 돌아와
이불 속에서 언제나 잊지 않고
꼭 대추 두 개로만 요기를 하고는
그대로 자고 자고 한 그 덕도 있거니와
엉덩에 목도리 장갑 하나 없이
그리고 겹쪼거리로 떨면서
아침 저녁 겹금내기로
변또를 붙이러 다니던
그 아내의 핏땀이 안들고야
그 7,800원 돈이
어디서 떨어지는가
그런 공로를 모르고
똥개 떨거 다 떨고 나니까
놈이 계집을 내차는 것이지만
그렇게 되면
제놈 신세는 볼일 다 볼께라고
입을 삐죽 하다가
아무튼 이혼만 한다면이야
내가 새에서 중신을 서주기라도 할게니
어디 한번 데리고 살아보구려
하며
그 아내의 얼마큼이든가
남편에게 충실할 수 있는 미점을 듣기에
야윈 손가락이 부질없이
폈다 접었다 이리 수선이다
이 신당리라는 데는
번씨가 푼푼치 못한 잡동산이 마니
옹기종기 몰킨 곳으로
점잔한 짓이라고는
전에 한 번도 해본 일이 없이
오직 저 잘난 놈이 태반을 찐댄
감독 됐으니까 여학생 장가 좀 들어보자고
본처더러 물러서 달라는 것이 이상할 게 없고
또 한편
거리에서 개똥만 굴러도
동리로 돌아다니며 말을 듣는 수다쟁이들이메
밤마다 내가 벽틈으로 눈을 들여놓고
정신없이 서 있어
저 남의 계집 보고 조갈이 나서 그런다는 것쯤은
노에서는 아니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 심한 것 같다
이놈의 늙은이가
남 곧잘 있는 놈 바람 맞히지 않나 싶어서
할머니나 그리로 장가 가시구려
하고 소리를 빼액 질렀던 것이나
실상은
밤낮 남편에게 주리경을 치는 그 아내가
가엾은 생각이 들길래
그럴 양이면
애초에 갈라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보냐만은
부부간의 정의란 그 무앤지
짧지 않은 세월에
찔기둥 찔기둥이 맺어진 정은
일조일석에는 못 끝는 듯 싶어 저러고 있는 것을
요즘에는 그 동생으로 말미암아
더 매를 맞는다는 소문이 있다
한편에다 여학생 하나를 미리 장만해 놓고
신가정을 꿈꾸는 놈에게
본처라는 것이 눈에 가시만 치나 미운 데다가
한 열흘 전에는
시골 처가에서 처남이 올라와서
농사 못 짓겠으니
나 월급자리에 좀 넣어달라고
언네 알라 세 사람을 재우기에도
옹색한 새빵애가
깍지똥 같은 컷한 몸집이
넙찍하게 털을 잡고는
늙흔히 묵새기고 있다면
그야
화도 조금 나겠지
허지만
놈에게는 그게 아니라 하루에 세 그릇씩 없어지는 그 쌀밥에
필연 겁이 버럭났을 것이다
그렇다고
처남을 면대놓고 밥사니 아까우니
너 갈대로 가라고 내엿조칠 수는 없을 만큼
그만큼쯤은 놈도 소견이 되었던 것이나
이것은
적실히 놈의 불행이라 안할 수 없는 것으로
상전에서는
아 여보게
고만 자시나
물에 말아서
찬찬히 더 들어봐
하고 겉면을 꾸리다가 밤에 들어와서는
이러면 저도 생각이 있으려니
확신하고
아래를 생트집으로 두드려 패자니
몇 푼어치 못되는 근력에
허덕허덕 고만 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처남은 누이 맞는 것이 가엾기는 허나
그렇다고 얻자는 수는 없는 고로 무색하야
밖으로 비슬비슬 피해나가는 것이나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는 그 안에의 처지는
실로 딱한 것으로
이대로 내가 두고 보는 것은 인륜에 벗어나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 다음 날 불이 났게 찾아가
놈을 꾸짖었단데도 그리 어줍지 않은 일은 아닐 것이다
내가 대문간에 가서서
그 집아이에게
걷는 방에 새들은 키 조그만 감독 좀 나오래라
해가지고 그동안 곁방에서 살았고
또 전자부터 잘났다는 성식은 익히 들었건만
내가 못나서 인사가 이렇게 늦었다고
나의 이름을 대니까
놈도 좋은 나츠로 피차 업로드하고
달랑달랑 쏟으며 멋없이 빙긋 웃는 양이
내 무슨 저에게 소총이라도 있어 간 것 같이 생각하는 듯하야
불쾌한 마음으로
나는 뭐 전기회사에서 오랜데도 안 갈 사람이라고 오해를 풀어주고는
그 면상판을 이익히 들여다보며
오 내가 매 밤의 대추로 돈 800원을 모은 놈이냐
하고는 그 지극한 정성에 다시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록 낯짝이 쪼그라들어
코 눈 입이 번뜩하게 제자리에 못되고는
넉맞은 물건같이 시들버니 개붓고 개붓고 하였을 망정
제법 총기 있어 보이는 맑은 두 눈이며
깝신깝신 굴러나오는 쇠명된 그 음성
아하 돈은 결국 이런 사람이 갖는 게로구나
하고 고개를 끄떡어리다
그럼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하는 바람에 그제서야 나의 이 신방의 목적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허나 그래도 내 계집 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게니까
아 참 전기회사의 감독 되기가 무척 힘드나보던데
하며 그걸 어떻게 그다지도 쉽사리 내가 영예를 얻었느냐고
놈을 한창 구슬리다가
뭐 그야 노력하면 다 될 수 있겠지요
하며 흥청흥청 뻐기는 이때가 좋을 듯 싶어서
그렇지만 그런 감독님의 체면으로 부인을 콕콕 쥐어박는 것은
좀 덜 된 생각이니까 아예 그러지 마슈
하니까 놈이 나무의 충고는 듣는 법 없이 대본에 낯을 불키더니
댁이 누굴 교훈하는 거요
하는 데는 그만 어이가 없어서 벙벙히 서 있었던 것이나
암만 해도 놈에게 호령을 당한 것은 분한데 싶어
그럼 계집을 쳐서 개 잡는 소리를 끼익끼익 내게 해가지고
옆집 사람도 못 자게 하는 것이 잘했어
하고 놈보다 좀 더 크게 질렀다
그랬더니 놈이 삐아니 치다보다가
이건 또 무슨 의미인지 잠자코 한 옆으로 침을 탁 뱉어 던지다가
무섭게 이것이 필연 지의 옆에 내의 신이겠지
커다란 고무신을 짤짤 끌며 안으로 들어갔으니
놈이 나를 모욕했는가 혹은 내가 무서워서 피했는가
그걸 알 수가 없으니까 옆에서 구경하고 서 있던 아이에게
다시 한번 그 감독을 나오래라고 시켜보았던 것이나
이젠 안 나온대요 하고 정갈만 나오는데야 남들 어떻게 하겠는가
망할 놈 아주 겁쟁이로구나 하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며
좀 더 행위가 방정토록 꾸짖어두지 못한 것이 유한이 되는 그대로
별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던 것이나 밤이 이슥하야 잠결에
두 내외의 소곤소곤하는 소리가 벽 너머로 들려올 적에는
아하 그래도 나의 꾸중이 제법 컸구나 싶어
마음으로 흡족했던 것이 웬일인가 차츰차츰 어세가 도다져서
결국에는 2년 하는 음포와 아울러 제껏 하고
김치 항아리라도 깨지는 소리가 요란히 나는 것이 아닌가
이놈이 또 무슨 방정이나 일어나 싶어 성가스리 눈을 부비고 일어나서
벽 틈으로 조사해 보았더니 놈이 방바닥에다 아내를 엎어놓고
그리고 그 위를 깡충 타고 올라 앉아서
이년아 말해 바른대로 말해 이년아 하며 그 팔 한짝을 뒤로 꺾어 올리는
그런 기술이었으나 어쩌면 제 다리보다도 더 굵은지 모르는
그 팔뚝이 코락코락이 꺾일 것도 아니거니와
또 거기에 열을 내 가지고 목침으로 뒤통수를 콕콕 쥐어 박다가
그것도 힘에 부쳐 결국에는 양 옆구리를 두 손으로 꼬집는다 하더라도
그것 쯤에 무탈 아내가 아닐 텐데
오늘은 목을 놓아 울 수 있었던 만치 남다른 벅찬 서럼이 있는 모양이다
그렇게 들을 만치 타일러 것만
이놈이 또 초라니 방정을 떠는 것이 괘심도 하고
일방 뭘 대라 하고 또 울고 하는 것이 심상치 않은 일인듯도 하고
이래서 괜스리 언짢은 생각을 하느라고
새로 넉 점에서야 눈을 좀 붙인 것이
한나절쯤 일어났을 때에는 얻어맞은 몸같이 휘휘 둘리어
얼떨김에 세수를 하고 있노라니까
주인 노파가 분악해 다가와서 내 귀에 입을 다려대고는
글쎄 어쩌자고 남 매를 마치요?
무슨 매를 마쳐요? 하고 고개를 돌리니까
당신이 어제 감독 보고 뭐래지 않았어?
그래, 저 아내의 역성을 들 때에는 필시 무슨 관계가 있을 게니
이년, 서방 주는 건 냉큼 대라고 어젯밤은 매로 밝혔다는 것인데
아까 아침에 처남이 와서 몇 번이나 당부하기를
내가 찾아와 그런 짓을 하면 지 누님의 신세는 영영 망쳐놓는 것이니
앞으로는 아예 그러한 일이 없도록 삼가달라고 하였으니
글쎄 반했으면 속으로나 반했지
제 남편 보고 때리지 말라는 법이 어딨소?
하고 매우 딱하게 눈살을 접는 것이다
그리고 보니 그 아내를 동정한 것이
도리어 매를 맞기에 똑 알맞도록 만들어놓은 폭이라 미안도 하려니와
한편 모든 걸 고록해도 아랄이 아내에게로만 들쓸이 드는 놈의 소행에는
참으로 의분심이 아닐 수 없으니까
수건으로 낮도 쉴 줄 모르고 두 주먹만 불 끈 주고는 그냥 뛰어나갔다
가로지든 세로지든 이놈과 단판 씨름을 하리라고 결심을 하고는
대문간에 가서서 거다랗게 박감도! 하고 한 서너번을 불러뜬 것이나
놈은 아니 나오고 한 30여세 가량의 가슴이 떡 벌어지고 우람스러운 것이
필연 이것이 처남일 듯 싶은 시골 친구가 나와서 뻔히 쳐다보더니
마침내 말 없이도 제대로 알아채렸는지 어리눅눈 어조로
아 이거 글쎄 왜 이러십니까? 하며 답답한 낯을 지어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넌지으시 허는 사정의 말이
이러시면 우리 누님이 전정은 아주 망쳐놓으시는 겁니다
그러니 아무쪼록 생각을 고치라고 촌띠교의 분수로는
너무 능숙하게 넙지익한 손벽을 펴들고
안 간다고 뻣뛰이는 나의 어깨를 왜 이러십니까?
하고 골목 밖으로 슬근슬근 밀어 나오는 것이었으나
주춤주춤 밀려 나오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변변히 초면 인사도 없는 이놈에게마저
내가 어린애로 대접을 받는 것은 참 너무도 슬픈 일이었다
나중에는 약이 바짝 올라서 어깨로 그 손을 뿌리치며
왝 돌아선 것만은 썩 잘된 것 같은데
시커먼 낯짝대기와 떡버른 그 엄장에
이건 나하고 맞투들일 자리가 아님을 깨닫고는
어째보는 수 없이 그대로 돌아서고 마는 자신이 너무도 야속할 뿐으로
이렇게 밀려오느니 차라리 내발로 걷는 것이 나을 듯 싶어
집을 향하여 삐잉 오는 것이다
내가 아내를 갔든지 그렇지 않으면 이놈의 신당리를 떠나든지
이러는 수밖에 별도로 엽설이라고 마음을 먹고는
내 방으로 부르르 들어와 이부 자리며 옷가지를 거듬거듬 뭉치고 있는 것을
한 옆에서 수상히 보고 서있던 주인 노파가 눈을 찌그시
그 외에 짐을 묵소 하고 묻는 것까지도 내 맘을 제대로 몰라주는 듯하야
오직 야속한 생각만이 들 뿐이므로
난 오늘 떠납니다 하고 투박한 한마디로 끊어버렸다
이 옆집 남자
음...
그냥 한숨만 나오게 하는군요
이 남자를 보고 김유정이 아마 이 소설의 제목을
슬픈 이야기로 지었구나 싶었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김유정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웃기죠?
옆집 부부간의 다투는 소리를 듣고는 분개해서 남편을 불러내
때리지 말라고 하는 오지랍을 떨고 있는 이 남자는
아직 결혼도 못했으니 총각이겠죠
아무래도 자기는 아내도 없고 뭐 하나 내어놓고 자랑할 만한 것이 없는 신세이다 보니
아내까지 있는 터에 직장에선 높은 자리에 있는 옆집 남자가
아내를 때리는 그런 상황이 너무나 화가 났던가 봅니다
아마 생각하기를 자기에게 그런 아내가 있었다면 정말 잘해줄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던가 봅니다
아무튼 그의 참견은 그만 자기 자신의 깨꾸러움한 신세만을
더 밝게 드러내게 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역시 김유정이구나 싶었습니다
만약 이런 같은 상황을 글로 쓴 데도 김유정처럼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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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김유정 작가의 슬픈 이야기를 같이 감상했는데요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다음에 또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다음에 또 뵐 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영상에서 또 만나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