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순이는 그가 장가를 가지 않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혹 사랑하는 이가 따로 있는지 은근 묻고 싶어집니다 [번뇌] 강경애 #책읽어주는남자 #오디오북 #책과함께하는하루단잠

책과 함께하는 하루 단잠
93 팔로워
📚 책과 함께하는 하루 단잠 | 감성적인 이야기로 잠드는 시간 💤
🛏️ 잠들기 전,
🚶♀️ 혼자만의 감성 산책 시간,
🎧 눈은 쉬고 싶지만 마음은 이야기를 원할 때—
언제든 이곳에 들러주세요.
✨회원 가입하셔서 '단잠'을 응원해 주세요. ^^
https://www.youtube.com/channel/UCWBs5r5b1MhDURiz-uTXfhA/join
타임라인
00:00:00 인트로
00:04:02 본문낭독
00:41:42 단잠의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
00:43:07 클로징 음악 "봄 바람에 흩날리던 너를 기억할께"
#오디오북소설 #한국문학낭독 #밤에듣기좋은이야기 #감성오디오북 #자기전듣는책 #힐링낭독채널 #잠이오는소설 #책읽어주는유튜브 #단잠을위한오디오북 #소설읽어주는채널 #조용한밤이야기 #audiobook #한국소설 #소설낭독 #파피루스의책읽는하루
사랑이 참 그렇습니다. 저 사람에겐 마음을 주지 말아야지
저 남자 참 내 스타일 아니다. 저 여자는 별론에 마음에 안 들어 하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다고 마음이 그저 다짐한 대로 움직이나요? 아무리 얼굴이 조금 못생긴 듯한 사람이라도 자꾸 보다 보면 그것이 또 요상하게도
왜냐하면 누군가의 마음을 뺏는 매력에는 얼굴 같은 외모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외적인 매력 외에도 그 사람이 풍기는 알 듯 모를 듯한 향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운동이나 노래를 잘한다거나 남을 배려하는 상냥한 성격 또는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하는
내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매력을 발견하게 되면 그 사람의 외적인 무매력은 오히려 더 멋짐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매력은 모든 사람에게는 크게 다가오지 않더라도 취향에 맞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빠져들게 하는 요소가 되죠.
그래서 옛말에 집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재채기와 사랑은 감출 수가 없다지요? 사랑하는 사람은 일단 그것을 숨기기가 너무 어려워요.
왜냐구요? 스스로는 감추고자 해도 이미 눈빛 몸짓에서 다 드러나거든요.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이미 뽀사시한 안개가 피어오르고 그를 대하는 몸짓에는 묘한 떨림이 있기 마련이죠.
이러한 변화를 상대방이 어찌 모를 수 있을까요? 모른다면 그것도 이상한 거 아닐까요?
아무리 둔감한 사람이라도 조금만 지나면 아하 하고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드러내 보이지 못할 어떠한 피치 못할 상황 아래에 놓여 있다면 그것을 억지로 감추려고 노력은 하겠죠.
하지만 그것은 참 어려운 일이고 엄청난 인내로 버텨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결국 상대방도 알게 되지 않을까요?
그것은 시간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랑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사랑. 그놈 참 어렵고도 행복한 놈이구나. 오늘 소개해드릴 작품의 이야기가 그래요.
제목이 번뇌입니다. 번뇌하니까 무언가 좀 느낌이 오시죠?
이 작품은 항일무장투쟁을 하다가 수년간의 감옥 생활을 마치고 다시 간도로 돌아온 한 남자가 변해버린 현실을 맞닥뜨리면서 한 경험을
자신의 동료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의 작품입니다. 자 그럼 이제 소설 읽기를 하겠습니다.
참 참고로 알려드릴 것은 소설 속에서 보툴이란 말은 호랍이 즉 혼자 사는 남자를 의미하는 것이구요.
또 지명 중에서 해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것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소아는 아시다시피 러시아를 말하는 것이구요. 혹시 들으실 때 고개를 갸웃하실 것 같아서 미리 설명을 드렸습니다.
재미있게 들어주세요. 강경애의 번뇌 시작하겠습니다.
번뇌. 강경애. 이 보투라 왜이리요? 남편은 술이 얼구나야 일어나는 알을 붙잡았습니다.
그 바람에 상에서 저가 내려지며 쟁그렁 소리를 냈습니다.
이 사람아 놓아. 난 취했네. 가서 자야지. 아주머니 참말 미안합니다.
종종 일으켜와서 패를 끼쳐서. 원 선생님도 별말씀 다 하시네. 어서 앉으세요. 술 더 사올 터이니.
오라이. 그저 우리 마누라지. 얼른 사오. 알은 내 손에 쥐어지는 술병을 아사 빼앗으며.
이젠 더 못하겠습니다. 이놈의 보투리. 남편은 알의 손을 덮쳐 쥐어 술병을 빼앗아 나에게 돌립니다.
나는 나는 듯이 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밤은 어지간히 깊어진 듯. 나는 깊은 산림 속으로 들어서는 듯함을 내 뺨에 찰싹 느꼈습니다.
나는 종종 걸음으로 중국인의 상점까지 와서 술을 사가지고 돌아왔을 때. 알은 내 신발 소리를 들었음인지 문을 박차고 내 달아와서 술병을 받으며.
아주머니 수고했습니다. 어이구 어머 이거 미안합니다. 술래를 밥김처럼 피우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잠잠히 알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오니 남편은 술병을 바라보며 그 넓은 입이 네모가 져서 좋아했습니다.
알은 술을 잔에 따르면서. 몹시 어둡지요? 하고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나는 어쩐지 그가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사람아 그래 장가를 안 간단 말인가? 어쩐 말인가?
남편은 이런 말을 툭 했습니다. 나 없는 사이에 하던 말을 계속하던 것이라고 직각하여 나는 알의 눈치를 보았습니다.
알은 미소를 띄우며 술을 쭉 들여 마신 후에. 글쎄. 남편은 목에 핏대를 세우며.
삿개와 남이다가. 술은 눈물인가를 멋들게 불렀습니다.
알은 탐탁하지 않게 안주를 즐겅 즐겅 씹다가. 감옥이란 몹쓸 곳이네. 사람을 영 못쓰게 만든단 말이요?
하고 한숨을 푹 쉬었습니다. 아주머니 이놈은 감옥에서 버려졌답니다.
이야기 한마디 할 것이니 들어주겠어요? 그의 긴 눈에는 슬픈 빛이 핑그르르 돌았습니다.
나도 웬샘인지 두어 번이나 눈을 깜빡이다 시선을 돌려 남편을 보았습니다. 그는 술만 보면서 벙글벙글 웃습니다.
술은 이따 마시고 이야기나 들어요. 남편은 정이 뛰는 눈으로 나를 보며. 저건 술 먹는 사람의 심리를 모른단 말이야.
술을 이렇게 쭉 들어 마시며 듣는 이야기란 기막힌 거야. 자, 이군, 이야기하게.
알은 남편의 웃음에 겨따라 웃으면서도 머리로는 무엇을 생각하는 듯. 그리고 그의 코끝은 불빛에 날카롭습니다.
이거 그저 술김에 하는 말이니 용서해 주셔요? 어, 좋다. 더구나 좋다.
남편의 혀끝은 고박하는 반면에 알의 혀끝은 점점 더 분명하였습니다.
알은 쓸쓸한 웃음을 입가에 띄우며. 아까도 말했지만. 참 말 장가는 가진 못했습니다.
원체 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어디 갈 형편이었나요? 이미 취처를 한 동지들조차 후회를 절실히 하게 되는데.
실은 우리 같은 처지에 가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이라고요?
고향은 함흥이라 하지만 내 뼈가 굵어진 곳은 해삼위입니다.
그래서 해삼위가 제 고향이 되고 말았죠. 당시 로소아에서는 적당과 백당과의 싸움에 민중이 극도로 불안에 쌓여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적당에게 붙들려 갔던 것을 계기로 일약주의자가 되어서 나왔더랍니다.
그때 내 나이 어렸더니 만침 또 코치받은 시일이 짧은 것만큼 무슨 철저한 깨달음에서가 아니라 분위기가 그러하니까
나 역시 그 물에 젖었던 모양이죠. 그 후부터 나는 무장을 하고서 적당의 뒤를 따르게 되었죠.
이러기를 몇 회 하다가 로소아가 건설기에 초보를 옮겨 놓을 때 나는 만주에 나오게 되었더랍니다.
만주로 나온 후에도 역시 엉덩이를 붙여 앉을 사이 없이 뛰어다녔죠.
이러는 동안에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관군과 홍의적에게 쫓기어 아슬아슬한 사지에서 헤매이면서
비로소 나는 나의 주견을 가지게 되었으며 여기에 일생을 바치리려고 굳게 결심했습니다.
그러니 장가 같은 것이야 생각이나 해보았겠습니까?
그렇다고 여자들을 대하게 될 때 성적 충동을 받지 않은 바는 아니지만 그런 것은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적은 문제였으니까요.
그때야말로 기운이 버쩍 나던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뜨놈의 만두 몇 개만 포켓에 넣어 가지면 이 넓은 만두천지를 번개불같이 뛰었죠.
여기에 따라 일어나는 민중의 의식이야말로 바람의 풍기는 불길 같았죠.
간도의 민중. 그들은 조선에서 살래야 살 수 없어 죽을 각오를 하고 뛰쳐나온 사람들의 모임이 아닙니까?
어쨌든 간도의 군중처럼 총칼의 맛을 본 군중은 없으리다. 뚜렷이 늘어난 사변만으로도
이번까지 그 몇 번입니까? 그들의 이러한 환경이 그들로 하여금 무서운 분노와 결심을 일으키게 하였단 말이죠.
그는 잠깐 말을 그치고 묵묵하였습니다. 나는 숨을 가볍게 쉬며 돌아보니 남편은 상 옆에 엎드려 코를 골고 있습니다.
나는 얼른 베개를 내려 남편에게 베어주고 나서 어서 이야기를 계속하라고 재촉하였습니다.
제가 말하려는 요건은 거기에 있지 않으니 그만두고 제가 감옥에서 나오기는 재작년 이때입니다.
어쨌든 붙잡힌 지 만 7년 만에 나왔으니까요. 해수로는 8년이 잡혔죠.
감옥에서 나올 때만 해도 세상이 이리도 변했으리라고는 짐작 못했죠. 하기에 다소 변했으리라고야 했지만 이리도 변했다고는...
그런데 어리석은 마음에 감옥무만 나서면... 보다도 이 용적역을 내리면 그립던 동지들이 정거장에 좁도록 나왔으리라고 했지요.
우습지요? 그때만 해도 내가 명예에 취하여 다녔다는 것을 지금이야 다소 알았습니다마는...
그래서 기대를 잔뜩 가지고 이 용적역에 내리지 않았습니까? 웬걸요? 한 사람이나 아는 얼굴이 있겠어요?
전에 없던 수비대만이 올신 갈신 합디다 그려. 나는 갑자기 몸이 천근이나 되어지며 정거장이 텅 비인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어린애같이 울음이 터져나오고 분이 치밀고 말할 수 없더만요.
정거장을 벗어난 나는 동지도 부모도 없고 하늘에서 달랑 떨어진 듯 하더만요.
나는 어디로 가야 좋을지 몰라 우두커니 선두라니. 나와 같이 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쌍쌍이 활기 있게 앞으로 앞으로 가고 또 가지 않습니까?
하! 그때의 딱함이란... 그래서 생각도 못해서 어떤 동지의 집을 찾아 떠났지요.
시가도 8년 전과는 아주 달라진 듯 하더만요. 그래서 어리더리 찾는 것이 아마 두어 시간은 걸렸으리다.
이리하여 겨우 찾아놓으니 동지는 어디로 돈벌이 떠나고 그의 부인만이 아기들을 데리고 있는 모양인데
동지가 돌아올 시일도 분명하지 않더만요. 하는 수 없이 나는 또 다른 동지의 집을 찾기로 하였죠.
그러나 그 동지는 국자가로 이사해 갔다는 것을 나종에야 어떤 친구에게 들어서 알았습니다마는
그러니 그 밤이 깊도록 헛수고만 했지요. 그러다 나종에는 기운이 진해서 더 찾아볼 용기가 나지 않더만요.
그래서 어떤 여관에 들어 그 밤을 자고 이튿날 또다시 친구를 찾아 떠났지요.
한 겨시나 지나여 동지 한 사람을 길에서 만났는데 그는 영사관 순사의 정복을 입었겠지요.
물론 환경이 변함을 따라 인심도 변했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 당시의 나로서는 말할 수 없는 분위침일더만요. 그때의 나의 분노란 살도 피도 다 깎인 뼈 끝에 불이 당기는 듯 하겠지요.
나는 그 동지를 만나본 후로 이 용정이 딱 싫어져서 그날 하루를 저먹공원에서 갈팡질팡 쏘다니다가 그만 표현히 떠났지요.
로서하로 가려고 했으나 국경의 수비가 심하니 어디 갈 수가 있어요.
그래서 무정처하고 떠난 것이 용정에서 삼리가량이나 나와서 명동이라는 곳의 발길을 멈추게 되었지요.
때마침 감옥에서 나오지 못한 동지의 집이 여기 있음을 문득 깨닫고 그리로 들어갔더니 동지의 어머님은 너무 반가운 끝에
그러고 자기 아들을 생각해서 통곡을 하겠지요. 나도 울꽃을 찾지 못해서 애쓰던 차이라 그 어머님을 붙들고 실컷 울었지요.
허 참 이거 너무 길어집니다.
원 그런데 동지의 어머니는 제1차 토벌란에 남편을 잃어버리고 감옥에 있는 아들 하나를 바라고 눈이 까매서 있는 불쌍한 부인입니다.
그리고 동지의 아내 되는 이는 그는 기침을 칵 하고 나서 동지에게로 시집온 지 근 10년이나 되지만
남편과 함께 단 사흘을 있어 보지 못하였답니다. 그러나 그 시어머니를 모시고 가진 고생을 다하면서
아직까지도 곱게 지내고 있습니다. 적적히 지내던 이 집에 보다도 생활상 말 못할 쓸 힘을 받던 이 집에 내가 뛰어든 것은
어쨌든 보녀가 대단히 기뻐하는 눈치만은 알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예정하고 이 집에 온 것도 아니요.
더구나 찢어지기 어려운 형편임을 잘 아는 나는 더 오래 있을 수가 없어서 그 이튿날로 곧 떠나렸으나
그 어머니가 울면서 놔줘야죠. 굶든지 먹든지 자기 아들이 나올 때까지는 같이 있자는 것입니다.
그래 딱 하더만요. 해서 주저앉아 며칠 있는 동안에 심심하면 그곳에 있는 명동학교에 놀러가지 않았습니까?
마침 그 학교 교원이 한 명 부족하여 부망 중에 있었으므로 나는 쉽게 교원으로 채용이 되었죠.
그러나 나는 아주 그 집에 머물러 있게 되었더랍니다.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비록 적은 봉급이라마 우리 그 어머님의 손에 꼭 쥐어들였지요.
그리고 그 어머님의 편의를 돕기 위하여 나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마당 쓸고 변속관 쳐내고 화초에 물 주고 호박 농초를 살피고 때로는 텃밭까지 메웠지요.
이렇게 흙을 자유로에 만지고 아침 공기를 맘껏 들여 마실 때 나의 기분이야말로 무어라 형용할 수 없더만요.
그 지긋지긋한 독방에서 5-6년을 지나는 동안에 나는 자유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어쨌든 어떠한 된 고문보다도 못 당할 것은 독방에 있는 것이라고 나는 절실히 느꼈지요.
맘대로 서지도 못해 눕지도 못해 그 긴긴 여름날에는 앉은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기계가 아니고 사람인 바에는 어찌 여기에 고통이 없겠습니까.
더구나 옆방에서 들어온 들어온 이야기하는 소리란 기막히게 나를 못살게 하더만요.
그러고 불덩어리를 문 것처럼 온 입안이 따가워지며 무슨 말이든지 툭 하고 싶습니다. 그저 툭 하고 싶습니다.
아이 참말 나는 무의식간에 이렇게 탄식하였습니다. 아래의 얼굴은 불같이 달았습니다.
이렇게 지나던 나이인지라 모든 것에 무심할 리가 있나요. 내 머리털이 미풍에 서늘히 나붓길 때
만지고 싶은 것을 내 손으로 마음껏 만질 때 나는 문득 이젠 감옥에서 나왔나 하고 중얼거리게 됩니다.
하하 아주머니. 그런데 동지의 부인인 개순이는 누구나 다 밉게 생겼다고 합니다.
실은 그의 얼굴에서 특색을 고를 수 없이 그저 되는 대로 주먹처럼 생긴 얼굴이여요.
하하 이마가 멋없이 넓은 데다 눈과 코는 왜 그리도 밭게 붙었는지 퍽도 딱해 보입니다.
그러나 항상 꼭 다물어 있는 그의 입술 속에 가득 차 있는 그의 이야말로 진주같이 빛납니다.
그리고 그의 마음도 그의 이같이 튼튼하고도 결백합니다. 그의 몸가짐이며 늘 하는 음식 제도며
옷 범절까지 그의 이같이 질서있고 얌전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첫째 빨래를 희개합니다. 호! 아주머니는 누구는 빨래를 희개하지 않더냐고 물으실지 모르나
그러나 개순이가 한 빨래는 바꽃처럼 희고 부드러우며 비누와 양잿물내가 일절 없고 맑은 샘물내가 물씬하니 나지요.
선생님 모르시는 것이 없구먼요. 어쩌면 그래? 나는 크게 말했습니다.
그는 약간 미소를 띄우며 그것은 내가 17살 때부터 빨래를 해본 까닭에 잘 압니다.
감옥으로 가기 전까지는 내 옷은 말할 것도 없고 동지들의 옷까지도 빨아주었습니다.
그래요? 참말. 나는 그의 빛나는 눈과 뾰족한 코끝이 어쩐지 예술가답다고 문득 생각했습니다.
음식에 있어서는 특색을 말하기 어려우나 내가 그 집에 1년이나 있는 동안에 밥에서 돌 한 개 씹은 일이 없고
머리카락 한 오락이 골라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밥알은 기름기를 띄고 입안에 찰찰 붙는다고
그것은 지금이야 생각납니다마는 찬에 있어서도 별한 진찬은 아니나 그 맛이 구수합니다.
보통 여관집 같은 데서 아지노모도를 치거나 사탕을 쳐서 혀끝을 아쳐마는 그러한 찬의 맛보다는 훨씬 고가의 맛인 것을 맛보았습니다.
이래봬도 내 성미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서 보시며 음식을 심하게 둘러봅니다.
하하, 저 사람 잘두 잔다. 그의 타는 듯한 얼굴이 갑자기 흐려짐으로 나는 등불의 관계인가 하고 등불을 쳐다보다가 다시 그를 보았습니다.
아주머니, 나는 그 집을 뛰쳐나온 이후로 한 번도 입에 맞는 음식을 못 먹어봤습니다.
이거 무엇한 말입니다마는 하하하. 그런데 아주머니, 나는 개순이가 손수 만든 음식과 남이 만든 음식을 즉석에서 분간하게끔 되었습니다그려.
심한 말로 손수건 한 개라도 그가 빤 것과 남이 빤 것을 곧 알게 되었단 말이지요.
여기서부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개순이를 마치 어린애가 어머니를 신임하듯 하는 감정으로 대하게 되었으며
잠시도 그가 내 눈에 띄지 않으면 내 마음은 어두워지고 전신이 나른해질 띠다그려.
하하, 아주머니, 이것이 흔히 말하는 사랑인지요? 동지의 아내를 그리워하게 된 나.
글쎄, 될 뻔이나 한 짓입니까? 한때는 계급을 위하여 이 만주를 무인지경같이 달려다니던 내가
이게 웬일이겠습니까? 바로 말하면 지금이라도 실천운동에 몸을 적시어 적과 맹렬히 싸워야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나는 그런 생각만으로도 앞이 아뜩해지고 맙니다그려. 이런 타락하늘이 어디 있겠습니까?
감옥에 있는 동안에 나의 심신은 이렇게도 나약해졌단 말이지요. 나는 이러한 쓸데없는 고민 때문에 회복되어가던 건강이
또다시 쇠약해집니다. 그리고 나의 이성과 나날이 예민해져오는 감정과의 충돌 때문에
나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지요. 이러면서 또 개순이만 보면 입이 떡 벌어지고 눈에 웃음이 뚝뚝뜯지요.
나는 그 투실투실한 개순이의 손이 얼마나 쥐고 싶었는지. 알은 이마에 굵은 힘줄을 세우며 입을 꼭 다물었습니다.
나는 어쩐지 마음이 민망해지며 차마 그를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는 술병을 기울여 한 잔 따라 마신 후에, 아주머니 졸리지 않습니까?
아니요. 어서 맞아 허세요. 그는 잠깐 무슨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아주머니 지루한 대로 들어주세요.
바로 작년 여름입니다. 어머니께서 친척집의 혼인으로 인하여 이 용종으로 들어오시게 되었더랍니다.
그날 나는 어머니를 산모퉁이까지 전송하고 돌아오면서부터 무어라고 꼭 집어낼 수 없이 나의 온 정신이 북적북적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소시간에 손에서 토필이 자꾸 흘러떨어지고 칠판 위에 수없는 글자를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곤 하여 애들한테서 귀여운 웃음을 한바탕 샀습니다.
그러고 하학 후에도 집으로 가기가 웬일인지 스스러워지며 걱정이 되어 나 혼자 학교에 남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어떠한 결정이라도 지어 가지고 돌아가기 전에는 무슨 일이나 저지를 듯하여 침착히 생각고자 했으나,
그저 소병 급한 때와 같이 조급해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사무실에서 빙빙 돌았죠.
또 교실마다 뒤지다가도 못 견디어 밖으로 나와버렸지요. 운동장은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일까요.
그리고 전혀 없이 휑하니 넓어 보이겠지요. 나는 발이 따굽도록 왔다갔다 하다가 무심히 머리를 들어 바라보니
학교 앞으로 흐르는 조그마한 시냇물은 핏빛으로 베이겠지요. 나는 머리에 햇빛을 느끼며 내까로 달려가니
담담한 시냇물내가 내 코끝을 후려칩니다. 나는 얼른 개순이 몸에서 발사나는 냄새를 문득 맡았지요.
그러고 나니 못 견디게 집이 그리워지며 나도 모르게 한참이나 걸었지요.
그러다 내 정신이 들었을 때 나는 다시 내까로 와서 되는대로 주저앉았습니다.
머리 위에는 새소리 어지럽고 발 밑에는 샘물소리 돌돌 구르는데 또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나는 갑자기 벌떡 일어난 나이다. 사내 자식이 꼬린내 나게 무슨 잡생각이냐.
되어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할 것이지 하는 생각이 번개같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어 발걸음 옮겨놨을 때 그래도 사람인 이상 더구나 하자 나는 맥없이 주저앉았지요.
냇물 속에는 차돌이 희게 빛나고 또 버들가지의 푸른 그림자가 이끼같이 깔렸겠지요.
그 밑으로 고기들이 쌍쌍이 밀려다니는구려. 아마 그들도 짝을 지어 다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물 위에 실실이 늘어진 버들가지는 왜 그리도 물에 닿을 듯 닿을 듯 할까요.
그렇게도 물이 연연할까요. 나는 그만 참을 수 없어서 일어난 나이다.
버들숲을 떠나 걸었나이다. 어느덧 석양인데 돼지의 모퉁이 모퉁이는 검은 그림자로 가득하지요.
그리고 저 멀리 지평선 위에 걸린 해는 너 울지 않으련 너 울지 않으련 하고 나를 조롱하는 듯 하지요.
나는 머리를 푹 숙이고 걸었나이다. 황혼이 되어가니 그런지 벌레 소리도 그 수를 더해갑지다.
나는 집까지 와서도 웬일인지 망설 망설 하다가 소리 없이 대문을 밀고 들어섰지요.
괴순이는 내 아내인 듯이 나를 기다린 듯 말 위에 걸터 앉았다가 사뿐 일어납니다.
나는 눈이 어둡도록 열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방으로 들어왔나이다. 조금 있다가
세수하세요. 나는 벌떡 일어나서 나오니 괴순이는 대야 옆에 섰다가 물러납니다.
나는 욱 달려가서 그의 허리를 꽉 껴안고 싶습니다.
그러니 내 가슴은 무섭게 동하며 전신이 부르르 떨리지요. 나는 그만 우뚝 섰나이다.
과거의 위태위태한 지경에서 받은 경험이 나로 하여금 이렇게 서게 하는 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순간이지 그 마음이 부칠 듯 하더만요.
다행히 괴순이가 부엌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 마음은 실행하지 못했습니다만
저녁을 몇 술 떠보는 채 한 나는 동료의 집으로 가서 이 한밤을 지내려고 작정하였지요.
그러고 나서 그런지 온몸이 나른해지며 뼈 끝이 짜릿해 오더만요.
그래서 조금만 누웠다가 가리라 하고 누워버렸지요. 어느덧 설거지 소리도 끝나고 고요합니다.
나는 괴순이가 어디를 나갔는가 하는 궁금증이 잃었을 때 성냥 긋는 소리가 팍 하고 들렸습니다.
마치 나 여기 있어 하는 소리같이 반갑게 들리더이다. 나는 다시 눈을 감고 괴순의 얼굴을 그려보았지요.
그러나 웬일인지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눈이 보이면 코가 없어지고 입이 보이면 눈이 없어져서
나로 하여금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자꾸 안방에를 가면 보지 안방에를 가면 보지 하고 속삭여주는 까닭게
또한 애가 있는대로 쓰였습니다. 무엇을 빙자로 안방에를 갈까
양복이 따졌으니 바늘을 좀 달랄까 아차 어제 얻어온 바늘이 있지
무엇을? 무엇을? 오 물을 달래 아까 떠온 물이 있지 않나
아니 그건 숭룡이니깐 냉수를 달래 나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에이 이 자식 하는 소리가 쨍하니 내 귀를 울려줍니다. 나는 맥없이 주저앉으며 문을 바라보았지요.
어느덧 방안은 캄캄하였으며 문만이 깃끔으로 하더이다.
그리고 지커멓게 가로세로 건너간 문살은 흡사이도 철창 같아서 나는 흠칫하였지요.
따라서 지금 감옥에 있는 동지들의 얼굴이 선하게 떠오릅니다. 그중에 개순이 남편만은 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손에 손을 맞잡고 일하던 과거가 새삼스레 생각나겠지요.
나는 무거운 도를 삼킨 것 같아서 가슴을 탁탁 쳤나이다.
그리고 눈에는 눈물이 철철 넘지요. 나는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깨닫자 책상 위를 더듬어서 아까 골라놓은 구역과서를 들고 일어났지요.
왜 이리도 엉덩이가 무거울까요? 나는 겨우 방문할까지 와서 우뚝 섰지요.
그리고 문을 열까 말까 한참이나 망설이다가 가만히 열었지요.
햇빛 같이 빛나는 안방문. 나는 개순이 하고 부르짖고 싶다이다.
따라서 동지고 무엇이고가 다 귀찮은 생각이 불쑥 일어나며 안방으로 건너가고 싶다이다.
나는 대담히 한 발 내놓았지요. 두 발 옮겨놨지요.
세 발 내디디었지요. 가슴은 무겁게 뛰고 얼굴은 불덩이같이 달고
별안간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부쩍 들며 나는 멈칫 물러섰습니다.
다음 순간에 방문이 너무 밝기 때문에 이러한 의문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깨달으면서도 웬 장걱정이 뒤를 이어 내다나왔습니다.
나는 뒤를 돌아보고 뜰을 살피고 부엌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고 대문 걸지 않은 것이 꺼리여서는 나는 가만히 뜰로 내려섰지요.
대문 앞까지 왔을 때 나는 대문밖에 또 걱정이 되어 한참이나 서서 동정을 살피다가 소리없이 문을 걸고 들어왔지요.
내 몸은 하늘을 오를 듯 어떻게 그리도 가벼운지 모르겠습니다.
내 방으로 들어온 나는 책을 책상 위에 놓으며 숨을 푸 하고 몰아쉬었지요.
내 손끝에 닿은 책상조차도 어쩌면 그리도 매끄럽고 부드러운지 여자의 손을 만지는 듯 하두만요.
하하, 아주머니, 오늘밤만은 제발 용서해 주셔요.
발은 이마에 땀을 씻으면서 나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나는 얼굴을 잠깐 불키면서 자는 남편을 보았습니다.
그는 아무 걱정 근심 없는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그래서요?
나는 그 뒤의 일이 궁금하여 이렇게 급히 물었습니다.
그는 침을 넘긴 후에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개순이를 대할까?
대하여서는 어떠한 행동을 취할까?
만일 저편에서 거절하는 지격이면 어떻게 할까? 등을 곰곰이 생각했지요.
이러한 생각만으로도 나는 어찌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실례의 말입니다마는 입안에서 국물은 왜 그리도 흘러나오는지
냉면이나 먹는 놈같이 크크하고 침을 넘겼나이다.
나는 벌떡 일어났지요.
아직 이르다.
조금 있다가.
그러다 누가 찾아온다든지 하면 재미없는 일이 아닌가.
나는 도로 주저앉았지요.
앉기만 하면 엉덩이에 불이 붙는 것 같고
좋은 시기를 놓치는가 하는 불안이
고문하는 형사의 매손같이 쉴 새 없더만요.
나는 또 일어나지요.
방 안을 빙빙 돌지요.
안방으로 귀를 기울이면서 문걸쇠를 붙들지요.
손에는 웬 땀이 그리도 날까요?
문걸쇠가 땀에 젖어 미끈미끈하겠지요.
그러고 손에서는 쇠비린내가 마치 생선을 만진 손 같구려.
나는 이 손이 개순이의 그 손을 덤썩 줄 생각을 하고는
바람벽에다 손을 부비고 양복바지에다 손을 부비고도 시원치 않아
타워를 얻으려 온 방 안을 휘더듬다가
책상 위에 대가리를 부딪히고 나서야
방 안이 불속같이 어둡다는 것을 알았지요.
아, 불사!
내가 불을 켜지 않았으니 개순이가 건너오지 않는가 하는 생각에
나는 불시에 더듬어 성냥을 얻어서 불을 켰지요.
곧 앞에 있는 등잔이 왜 그리도 안 비울까요?
그래서 성냥같이만 수없이 소비를 하고 말았지요.
그때 나는 의심이 부쩍 들더이다.
등이 방 안에 있을 것만은 틀림없는데 웬일일까?
개순이가 혹은 등을 내갔나?
등잔 생각을 수없이 하다가 다시 성냥을 그었을 때
등은 예전 그 자리에 호야를 빛내면서 달려있단 말이지요.
나는 불을 켜고 보니 방 안이 수라장이 되었지요.
학생들의 장문지들이 방 안으로 가득 찼겠지요.
그때 나는 정신이 펄쩍 들더이다.
그래서 나는 옷깃을 여미고 장문지를 하나하나 주었지요.
석장이 자나가기 전에 나는 벌써 지루한 생각이 들며
마구 탕 장문지를 모아묻혀서 책상 위에 놓았나이다.
나는 또 일어났지요.
이번에야말로 어떠한 귀정을 내리라고 결심하였지요.
나는 방문을 배움하고 보니 안방은 여전히 휘황하겠지요.
필시 개순이도 이 밤만은 잠이 안 오는 게로구나 생각됩니다.
나는 밖으로 나섰소이다.
여러 가지로 망설인 끝에
물 한 그릇 주세요 하고 말하였나이다.
조금 있다가 안방 문 소리가 바시시 나며 개순이가 나타나더이다.
참말 기막힙디다.
정작 물그릇을 받아드니 마음이 조금 대담해지더이다.
그래서 나는
지무셨소?
물으니
아니요.
좀 놀다가 지무시지 않으려우?
개순이는 잠잠하더이다.
나는 갑자기 그의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을 때
개순이는 주춤 물러서며
어머니가 내일 오신데요?
하고 떨리는 음성으로 묻더이다.
그 순간 나의 등어리는 찬물을 끼치는 듯 선뜻했습니다.
나는 목매인 소리로
그, 글쎄요?
하고는 우뚝 섰지요.
그때에야 손에 든 물그릇이 보여서
물을 마시는 채 하고 도로 돌렸지요.
그는 물그릇을 받아들고 발길을 옮깁디다.
왼편 치마 자락에 불빛이 곱게 흘러 부드러운 살결 같겠지요.
나는 무의식간에 그를 따르며
이거 보세요.
하고 소리쳤습니다.
개순이는 얼른 문 안으로 들어서면서 머리만을 돌리지요.
나는 갑자기 말문이 꾹 막히며 더듬거리다가
감옥에 편지 안으시려우?
했습니다.
나는 두 번 등어리가 오싹했습니다.
글쎄, 생각지도 않은 말이 왜 이렇게 툭 나갔을까요?
개순이는 머뭇머뭇하더니
어머니 오시거든 알아허세요.
그의 음성은 애원하듯이 들리더이다.
순간에 나는 개순이와 나 사이에는
철벽이 가로막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때 나는 목을 놓아 울고 싶더이다.
너 왜 동지의 아내가 되었냐?
하고 고함을 치고 싶더이다.
개순이는 두 벌이 능금빛 같아지며 문을 닫겠지요.
나는 왈칵 달려가니
나는 세 번 찬물을 느끼는 동시에 말로 형용 못할 울분이
칵 내밀어집디다.
문을 건다.
내 어찌하게 문을 거는가?
이러한 말이 입 안에 가득 담기겠지요.
그러면서 불길 같은 정열은
아니 야수성은 내 머리털이 떨리도록 내밀집디다.
개순이
나는 문을 지긋지긋 잡아당기다 못해서
꽝꽝 쳐버렸지요.
개순이는 미친듯이 날뛰는 내 행동에 무서워 그랬던지
어째서 그러는지는 모르나
앉았다가 섰다.
문곁으로 왔다가 갔다가 하는 동작이 선하게 들립디다.
한참이나 이러던 개순이는 문곁으로 다가서며
어머니 어머니 오시거든 알아허세요.
겨우 말 끝을 어무르고는
크크 늦게 울지요.
나는 그 울음소리에 전신이 짜르르 해지며
같이 울음이 막 터지는구려.
그래서 맥없이 주저앉아 버렸지요.
동시에 개순이 역시 난 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자
측은한 생각과 함께
우리의 역경을 새삼수레 더 느끼게 되었지요.
개순이는 차마 방문을 열지 못하고
자꾸 울기만 합디다.
여자의 울음이란
후후
나는 벌떡 일어나서
개순이 내 오늘 일은 다 용서허우
난 동문의 집에 가서
자구자구
나는 숨이 막혀서 말을 끊지 못하고 내달았지요.
밖은 먹칠한 듯이 어둡지요.
나는 한참이나 닫다가 짐짓 섰을 때
체마밭에서 불려오는 듯한 생기있는 바람결이
내 가슴을 어루만져 주겠지요.
나는 또다시 개순의 실팍한 몸을 그리며
어정어정 걸었나이다.
길가 좌우 옆에 빽빽이 들어선 강랑대는
시원히 흔들리겠지요.
나는 어느덧 동문의 집 앞에 섰사우나
들어가고 싶지 않겠지요.
그래서 학교로 왔지요.
운동장을 몇 번이나 돌던 나는
한참 후에 정신을 차려보니
운동장이 아니고 우리 집 대문 앞이란 말이지요.
나는 기가 막히다 못해서 웃음이 터져나옵디다.
나는 한참이나 멍하니 섰다가 돌아섰지요.
그래서 날개 부러진 새 모양으로 맥없이 걸었지요.
아차, 대문이나 걸고 자라고 할 것을
하고 나는 또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문 앞까지 오고 난 나는
하늘을 향하여 두어 번 긴 한숨을 토하고 돌아서서
이번에는 마음 먹고 학교까지 왔습니다.
그러고 여러 잡생각을 재할 양으로
애들 모양으로 갖게 하시 다른 박지를 하였지요.
먼지가 콜콜 올라오고 숨이 하늘에 닿았을 때
나는 되는 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이마에서는 비지 땀이 흐르고
눈에는 알 수 없는 눈물이 잔뜩 고여서
나를 괴롭게 하겠지요.
나는 기지나여 누워버렸지요.
그때까지도 내 눈 구석에는 영롱한 안방문이
눈곱같이 끼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어릿한 잠에 잠깐 들렸다가
무엇에 놀라 후다닥 일어났습니다.
동이 워낙에 밝아오는구려
그러고 쌀쌀한 바람이
내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듯 하겠지요.
나는 호흡운동을 한참이나 계속한 후에
천천히 동편으로 걸었나이다.
그러고 어젯밤 미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하고 나를 향하여 몇 번이나 소리쳤습니다.
나는 내 앞길에 걸리는 버드나무에 의지하여
나의 과거를 회상하는 반면에
나의 앞길을 뻔히 내다보았습니다.
머리 위에서 조절거리는 새소리는
내 어린 학생들의 글읽는 소리 같더구먼요.
하하, 아주머니, 졸리시지요?
그는 선뜻 일어났습니다.
나는 따라 일어나면서
그 뒤엔 어찌 되었습니까?
그는 빙글빙글 웃으면서
그 뒤에는 후담 또 이야기하지요.
안녕히 주무세요.
그는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나는 문밖까지 따라 나갔으나
멀리 그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재밌게 들으셨나요?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사랑은 숨길 수가 없는 것 같죠?
이 소설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감옥을 나와서 고향에 왔는데
아는 동료는 아무도 없어
막막하고 외로울 즈음
어쩌다 또 다른 동료의 집에 머물게 되었죠.
거기서 아주 예상치 못하게
동료의 아내에게 연정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도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흘러가는 거야
마음이야 원래 자연스러운 것을요.
저는 이 소설을 읽고
동료의 아내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윤리적으로는 옳지 못한 것이지만
또 인간이기에 이런 혼란한 감정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이 되면서
이것이 바로 주인공 알의 번뇌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즐거운 감상이 되셨나요?
지금까지 강경희 작가의 번뇌를 감상하셨습니다.
그럼 전 다음 시간에
또 재미있는 작품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아
내게 준 모든 것들 하나도 잊지 않을게
네 손끝에 온기까지 기억할게
봄은 가만히 있을 거야
흩어져도 멀어져도
내 안에서 피어날 거야
우리가 약속했던 것들
지킬 수 없다 해도
네가 내게 준 사랑은 변하지 않아
손을 놓는 순간까지
붙잡고 싶었지만
네 눈빛이 말하고 있었어
내게 남긴 모든 것들
가슴 깊이 새길게
네 목소리에 떨림까지 간직할게
봄은 가고 여름이 와
이 향기는 남아있을 거야
가지마 그 말조차
삼켜야 했던 그 순간을 기억해
만약 다시 태어나
다시 널 만난다면
이번엔 놓지 않을 수 있을까
네가 걸어갈 길이 꽃으로 가득하길
멀리서 바라볼게 언제까지나
계절이 바뀌어도
우리 사랑은 그대로일 거야
떠나가고 사라져도
영원히 내 안에 있어
우리가 꿈꿨던 것들
잃을 수 없다 해도
네가 내게 준 날들은 빛나고 있어
사랑한다는 말 대신
안녕이라 말할게
하지만 내 맘속엔
영원히 네가 있어
봄은 가고 시간은 흘러도
너는 내 안에 남을 거야
봄은 가고 시간은 흘러도
너는 내 안에 남을 거야
